꽃 보러 갔다가 봄 찾아 왔단다

 
바야흐로 4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계절이 왔다. 올해 벚꽃 예상 개화시기는 4월 10일. 하지만 예년보다 추운 날씨와 갑작스러운 눈, 비 때문에 예상 개화 시기를 훌쩍 넘겨도 벚꽃은 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13일 전후로 개화해 20일경 만개할 것이라고 하니, 꽃을 기다리는 우리들의 마음은 이미 봄이다. 코앞까지 닥친 시험기간도 다가오는 봄 앞에서는 속수무책이다. 들뜬 마음으로 꽃놀이 약속을 잡는 당신. 그런 당신을 위해 본지는 벚꽃놀이의 숨은 명소를 찾아 소개하고자 한다.

 
숨겨진 벚꽃 명소 ‘현충원’
서울의 대표적인 벚꽃놀이 명소는 우리대학 상록원 뒷길로 이어져있는 남산 산책로와 여의도에 위치한 윤중로가 있다. 이 두 군데 말고도 벚꽃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 있다. 국립서울현충원이 바로 그곳.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충원하면 장엄하고도 경건한 풍경을 그린다. 하지만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현충원은 ‘수양벚꽃’으로도 이름나 있는 장소다.

현충원 벚꽃이 특별한 이유는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왕벚꽃이 아니라, ‘수양벚꽃’이라는 점이다. 수양벚꽃은 수양버들과 같이 아래 방향으로 축 늘어져 피어난다. 물가에 사는 수양버들을 닮은 탓에 호수가나 연못 근처에 있는 것이 어울리는 꽃나무다. 왕벚꽃이 대부분 흰색이나 아주 연한 분홍색을 띄고 있다면 수양벚꽃은 보다 진한 분홍색을 띄고 있다. 수양벚꽃은 우이동과 현충원에서 군락을 이루고 있다. 수양벚꽃은 조선시대 효종과 관련됐다. 반청주의자였던 효종은 북벌을 꿈꾸며 우이동에 화살대를 만들기 위해 벚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효종의 호국의 뜻이 깃들어져 있는 수양벚꽃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모셔져 있는 현충원에 가장 어울리는 꽃이라 할 수 있다.

이밖에도 개나리, 산수유, 목련 등 다양한 꽃들이 우리를 반긴다. 개나리는 이미 활짝 피어 있어 늑장 부리다가는 현충원의 또 다른 묘미인 개나리꽃 무리를 놓칠 수도 있다. 벚꽃과 함께 개나리도 즐기고 싶다면 서둘러 현충원으로 향하도록 하자.

 
나는 봄이고 그대는 꽃이야
현충원에서는 오늘부터 21일까지 ‘수양벚꽃과 함께하는 열린 현충원’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벚꽃놀이 뿐만 아니라 현충원 의장대의 근무교대식과 동작시범 행사, 국방부 특별 군악 의장 행사, 동작문인협회 시화전 및 시낭송회 등을 함께 체험할 수 있다.
꽃잎을 축 늘어뜨린 채 피어난 수양벚꽃을 보고 있자면 이지현 시인의 ‘우리는’이라는 시가 떠오른다. ‘나는 봄이고 그대는 꽃이야/그래서 내 눈 속이 온통 그대지’ 추웠던 겨울이 가고 어느새 꽃으로 가득한 봄이 성큼 다가왔다. 꽃피는 사월의 한가운데 서서, 서로의 봄과 꽃을 찾아 벚꽃놀이를 나가보는 것은 어떨까. 당신의 반쪽이 그곳에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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