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점 개선 여부는 많은 아쉬움을 남겨…

창간기념호를 맞아 본지가 제시했던 학내 문제가 얼마만큼 개선됐는지 조사해보았다. 주제는 1523호에 실린 커피가격문제, 1524호에 실린 소통문제, 1526호에 실린 흡연문제이다. 학내 문제가 얼마나 개선됐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커피 값, 동일 업체라도 학교마다 들쑥날쑥?

 
어느새 학생들은 친구와 약속을 잡을 때 “카페에서 만나자”고 하는 게 자연스러워졌고, 혼자 공부하기 위해 카페를 찾기도 한다. 커피전문점에서 공부나 업무를 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인 ‘코피스(Coffice)’란 말도 생겼다. 이처럼 커피는 이미 대학 문화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커피 한 잔의 가격은 대개 2,000원 이상으로 학교식당 밥값을 웃돈다. 때문에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은 학생으로선 커피 값이 적지 않은 부담이다.

지난 1523호 ‘동악로에서’는 이런 학내 커피 값에 대한 이슈를 다룬 바 있다. 본지는 여기서 더 나아가 우리대학 커피전문점의 가격이 학외 매장에 비해 얼마나 차이나는지 알아봤다.

학내에 위치한 할리스와 쎄리오의 아메리카노(따뜻한 소형 기준) 가격을 학교 외부 매장의 가격과 비교했다. 학내 할리스는 2,900원으로 충무로역점보다 1,000원이 저렴했고, 쎄리오는 동대문 바우하우스점과 동일한 2,500원을 받았다.

그렇다면 우리대학 커피 값은 다른 대학과 비교했을 때 어떤 수준일까? 본지는 서울시내 대학 중 학내 혹은 인근에 할리스나 쎄리오가 영업하는 곳을 대상으로 아메리카노 가격을 비교했다. 그 결과 우리대학 할리스의 아메리카노는 이화여대 앞, 동덕여대 앞, 건국대 앞 지점에 비해 400~1,000원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쎄리오는 고려대점보다 500원 비싸지만 한양대, 한양대병원점 등 타 매장과 같은 가격을 받는다.
한편 할인 혜택도 학교마다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여대 앞 쎄리오는 텀블러나 머그컵 사용시 100원을 깎아준다. 반면 다수 학내 커피전문점은 별다른 재학생 혜택이 없으며 우리대학도 마찬가지다. 이에 조예은(법학4) 양은 “환경보호에 도움이 되는 머그컵ㆍ텀블러 사용시 할인혜택을 제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같은 업체인데도 대학마다 커피 값과 할인 혜택이 상이한 것은 업체와의 계약 조건이 대학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쎄리오 본사 관계자는 “생협에서 요구하는 가격에 대학별 복지 지원금, 유지ㆍ관리 비용 등을 고려해 값을 책정한다”고 밝혔다.

‘4,000원짜리 아메리카노 원두 원가는 123원’이란 기사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물론 임대료와 인건비, 컵 등 부가비용을 합쳐야 정확한 원가를 따질 수 있겠지만 판매가와 재료값의 차이가 너무나 현격한 탓에 학생들은 울상짓는다. 커피 리필서비스나 텀블러 할인 등 각종 혜택이 확충된다면 학생들이 그나마 가벼운 마음으로 커피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학내 소통문제 여전히 제자리걸음
본지 제 1524호 기획 ‘학생-학교 손잡고 소통의 다리 함께 놓아야’에서는 대학과 학생회의 의사소통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대학과 학생회가 진정한 소통을 위해서는 불신의 벽을 깨고 의사소통 방식의 다양화를 통해 상호 존중과 공감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대학에서 활용하는 학생들과의 대표적인 의사소통 방식은 무엇일까? 우리대학은 대표적으로 △공식 페이스북 △학생 CS센터 △총장과의 데이트를 운영중이다.
페이스북은 현재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SNS 중 하나다. 우리 대학도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해 동국인들에게 대학 소식을 전달하고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학생CS센터는 지난 2009년 학생들의 학교생활 지원 및 불편사항 해결을 위해 개설된 부서다. 현재 학생CS센터는 본관 3층 사무실에서 직접 불편사항을 접수받거나 학교 홈페이지 CS광장을 통해 학생들의 민원을 접수받는다. 학생 CS센터 김미경 팀장은 “불편사항을 조사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분위기와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총장과의 데이트는 2007년 오영교 전 총장 때 처음 실시됐다. 처음에는 ‘총장과의 대화’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게시판을 운영하다 이를 오프라인에서도 시행했다. 2009년부터 ‘총장과의 데이트’로 명칭을 바꿨다.
대학과 학생 간 소통은 수단이 바뀌었을 뿐 여전히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 초 프레쉬맨 캠프를 둘러싼총학생회 측과 대학당국의 대립은 물론 등록금 문제, 학제개편 문제 등 이미 수차례 의견충돌을 보여왔다.

소통은 상대를 존중하고 공감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대학 측은 학내 주요 사안 등에 있어 그들이 ‘고객’이라 부르는 학생들의 입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일지 배려하는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 원흥 2관 앞 금연구역에서 당연한 듯 흡연하는 학생들
꽃피는 계절, 담배연기가 피어난다
‘금연’이란 경고판이 무색하게 오늘도 원흥 2관 입구 앞에선 여러 학생들이 담배연기를 내뿜는다. 입구에서 갓 나온 한 학생이 코를 막고 종종걸음으로 바쁘게 지나가며 이들을 흘겨본다. 금연이 사회적 화두가 된 요즘 시대에 걸맞지 않은 장면이다.

국민건강증진법 제9조(금연을 위한 조치) 4항에 의하면 공중시설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흡연실을 설치해야 한다. 이 법안을 토대로 본지는 제 1526호에서 교내 흡연문제를 다루었다. 그러나 여전히 학내 흡연문제는 개선될 여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8월에 발행된 김선경(통계학과 석사과정) 씨의 논문을 보면 ‘2010년 동국대학교 재학생 시간활용조사’를 인용한 구절이 있다. ‘2010년 동국대학교 재학생 시간활용조사’에 따르면 학생의 20.4%가 흡연인구로 조사됐다. 통계에 따르면 우리대학의 흡연자 수는 전체 학생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대학은 흡연자의 흡연할 권리와 비흡연자가 간접흡연으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모두 보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흡연구역의 확충과 금연구역에서의 흡연 제재가 필수적이다.

현재 학내 ‘흡연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경영관 입구 우측 △신공학관(7층)과 도서관 별관 열람실 통로 △법학관 입구 좌측 △원흥 1관 앞 흡연실 등으로 흡연구역이 현저히 부족한 편이다.

평소 원흥 2관 입구(금연구역)에서 흡연을 하는 한 공과대학 학생은 “우선 흡연구역이 없고 금연구역에 휴지통과 재떨이가 배치되어 있어 흡연자들이 금연구역에서도 흡연을 하도록 조장하고 있다”며 흡연구역의 부재를 지적했다.

설치된 흡연구역에도 많은 문제점이 존재한다. 먼저 접근성이 매우 떨어진다. 신공학관(7층)과 도서관 별관 열람실 통로에 위치한 흡연실은 문이 잠겨있고 신공학관 입구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흡연자들이 신공학관 앞 금연구역에서 흡연하고 있다.

흡연구역 시설의 부실함도 드러났다. 원흥 1관 앞 흡연실(부스)은 환풍기가 작동되지 않고 휴지통도 없다. 그래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흡연실 밖 금연구역에서 흡연을 해 흡연실은 무용지물이 돼 버렸다.
이에 대해 사회과학관 경비원 박종인 씨는 “흡연구역으로 가서 흡연하도록 권고해도 말을 듣지 않고 심지어는 그 자리에서 가래침까지 뱉는다”고 밝혔다.

학내 흡연시설 담당 총무팀 김종주 계장은 “건물 내 흡연 문제는 상당부분 개선됐다”며 “학교예산이 부족해 흡연구역을 단시간 내에 설치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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