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새 아침의 햇빛을 앞세워
75년 가꾸어온 님의 숲에 머물고 싶다


  새해의 새아침의 햇빛을 앞세워
  나는 님의 숲으로 가고 싶다

  일흔 다섯 해 동안 님이 가꾸어 놓은
  숲으로 가서
  그곳에 살고 있는 나무며 새들을
  만나고 싶다

  우듬지에 눈이 쌓인 키가 큰 나무며 아직도 가는 줄기를 세우기에 바쁜 어린 나무들과 지난밤의 어둠을 이야기 하고 싶다

  둥지 속에서 조잘거리는 새 새끼들이며 하늘 높이 솟아오를 飛翔(비상)의 날개를 손질한 어미 새 아침의 光明(광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가다가 상한 나무며 새들을 만나서는 햇빛의 藥(약)을 발라주고 그 숲속 어디엔가 숨어서 혼자만의 꽃을 피우고 있는 우리들 精神(정신)의 꽃나무를 찾아서는 그에 어울릴 바람길이며 물길을 도와주고 싶다

  이 아침에 햇빛을 앞세우고
  나는 님의 숲으로 가야겠다.

  나는 가서
  그곳에 살고 있는 나무며 풀, 새들이며 꽃, 바람이며 공기들의 넉넉함과 모자람을 헤아려야겠다

  나는 가서
  그곳에 뿌려진 씨앗들, 그곳에 움트고 있는 새싹들, 그곳에 뻗어나가고 있는 나무며 풀들의 뿌리,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는 살아있는 것들의 꿈을 꾸며 주어야겠다

  나는 가서
  오랜 기다림 끝에 새로이 하늘로 날아오르는 새들의 飛翔(비상) 새로이 하늘로 뛰어오르는 나무들의 跳躍(도약)을 지켜보아야겠다

  새해 새아침의 햇빛을 앞세운 채
  나는 님의 숲에 머물고 싶다.

  님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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