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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시성사보’이병주 저
  • 金長好(김장호)교수
  • 승인 1982.02.23
  • 호수 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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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쉬운 문장, 全篇(전편) 감상수록

  고전을 읽는 보람은 정신의 체조와 같아서 인류문화의 정수를 깨치는 기초훈련이 된다. 물론 체조란 즐거운 유희와 달라서 똑같은 동작을 되풀이함으로써 우리들을 지겹게 한다. 그러나 유희란 즐거운 나머지 때로 우리들 몸을 한편으로만 익숙하게 하여 불구로 만들기 쉬우나, 체조는 어느 때나 우리들 굳어가는 몸의 부분, 부분을 풀어준다.
  이 정신을 유연하게 해주는 고전 중의 고전이라 할 두보의 시를 읽는 묘미도 여기서 비롯된다. 뛰어난 예술가의 생애가 다 그렇듯이 두보는 늘그막에 그 여생을 깊은 우수 속에 지새웠다. 일찍이 외부로 향했던 눈을 자신의 내면으로 들려대며 회한과 적막 속에 그 가락은 점점 깊이 스며들어 갔다. 岳障模(악장모)의 절창을 남긴 이래 그 시는 더구나 떠돌이 신세였던 시절의 처참한 구걸의 내용이 많아, 이 시인의 어쩔 수 없는 운명을 상징하여 더욱 가슴을 친다. 시가 내부생명의 진실과 고뇌와 결부되어 비로소 감동을 불러일으킨다는 참 뜻을 우리는 이 두시를 읽음으로써 체득하게 된다.
  두시만을 30년을 연찬한 끝에 이병주교수가 마침내 ‘시로 읽는 두보의 생애’를 엮어내었다. ‘두시의 비교문학적 연구’니 ‘한국문학상의 두시 연구’니 하는 종래의 학술논문과는 달리 저자로서는 파격인, 쉽게 읽히는 쪽으로 문장과 체재를 가져갔다. 그러면서도 전 330면에 걸쳐 201수의 방대한 시편을 낱낱이 간곡하게 문학적으로 감상해 놓았다.
  두시언해가 간행된 지 500년 되는 올해 겸하여 저자가 회갑을 맞는 해에 이 책이 나오게 된 기쁨을 함께 하면서 나는 아래 初唐(초당)의 賀知章(하지장)의 ‘回鄕偶書(회향우서)를 상기한다.
  少小離家老大回(소소이가노대회) 鄕音無改嬪毛衰(향음무개빈모쇠) 兒董相見子相識(아동상견자상식) 笑問客從何處來(소문객종하처래)
  저자의 근원회귀를 이렇게 송축하고 또 독자들에게 두보를 더욱 가깝게 만나게 해 준 노고에 깊이 절한다.

 

金長好(김장호)교수  師範大(사범대)교수.現代文學(현대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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