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처럼 걸읍시다.
오로라의 차가운 가슴팎에서
뿌우옇게 흐릿한 안개가 피어올라
우리는 먼길을 걸읍시다.

숲 속에서는 조그만 그루터가에 앉아
바람결이 실어오는 먼나라와 얘기들을
가슴 가득히 들이 마시며 기뻐하며
하늘을 바라보아 감사도 하고
그러다 때가 되면 또 떠납시다.

하늘아래 첫동네가 되이며
그곳에 보고 싶던 이들이 모이어 살면
우리는 간직하던 슬픔의 구슬들을
애써 잦아온 기다림에 꿰어
그들 파리한 목에 걸읍시다.

징검다리 건널만한 시내에서는
차갑게 휘감기는 물결속에
피로한 손발을 맡겨 버리고
마주 바라보며 잠시동안 우습시다.

모르는 사람들이 기다리며는
지나온 아름답고 그리운 얘기들을
그들의 가슴에 초초히 차도록
스며들듯 부드럽고 달콤한 소리로
그네들의 귓속으로 부어 봅시다.

그리운 이에게는 그리운 얘기들을
사랑하는 이에게는 사랑스런 이야기를
슬퍼하는 이에게는 아름다운 얘기들을
모든 영혼의 부름에 따라 오늘도
구름처럼 걸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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