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학생 즐길 ‘프로’ 적어

年中行事(연중행사) 경시하는 태도 止揚(지양)
反省點(반성점)은 무엇인가.

  ◌ㆍㆍㆍ大學(대학)의 祝典(축전)이라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知性(지성)’과 ‘浪漫(낭만)’이라는 어휘이다. 그만큼 심오한 연구열과 한편으로는 ‘들뜨는 기분’을 풍겨주는 것이다. 그것은 무엇보다도 全大學人(전대학인)이 한결같은 마음으로 마음껏 ‘大學(대학)의 自祝宴(자축연)’을 즐기는 것이기 때문. 그래서 각 大學(대학)의 祝典(축전)을 ‘祝祭(축제)’라는 뜻에서 ‘石塔祭(석탑제)’ ‘무岳祭(악제)’ ‘杏堂祭(행당제)’ ‘靑坡祭(청파제)’라는 등 ‘濟(제)’자를 쓰고 있다. ‘濟(제)’ ‘典(전)’이라면 조촐한 잔치일수도 있으나, 어쨌든 ‘매머드’의 형식을 따서 알찬 잔치이게 하는 것이다.
  모든 일을 총학생회 임원들은 치밀한 계획으로, 또한 충실한 내용으로 ‘스케줄’을 짜느라고 애쓰기 마련. 그런데 언제나 그렇듯이 축제는 많은 학생들의 무관심속에서 ‘고독한 축제’가 되기 일쑤였다. 결국 무대는 주최자들만이 흥청거리고, 남는 것은 허탈감뿐.

  ◌ㆍㆍㆍ‘東國祝典(동국축전)’을 ‘東岳祭(동악제)’라고 하는 것이 좋겠다는 애기도 전부터 떠돌았지만, 그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금년은 개교 62周(주) 기념일과 ‘부처님 94주년’까지 겹쳐 더욱 뜻 깊은 행사가 되어야 했다. 그것은 우리대학의 가장 큰 年中行事(연중행사)이기 때문. 그런데 이번의 경우 “대학의 축전이 이래서야 되겠는가?”하는 신랄한 비판이 지배적이었다.
  그 책임은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져야한다. 첫째, 학교당국의 방관적 태도에 불만이다. 기실 그 동안 답보상태에 머물러있던 신임총장선출 때문인지 무언가 텅 빈 것 같은 인상에, 애초부터 축제가 김이 새어있었던 것 아닐까.
  둘째, ‘프로그램’ 작성상의 ‘미스’를 지적할 수 있다. 총학생회에서 짠 일정표가 너무 허술했다. 행사건수는 20여 가지가 넘는데 기간이 겨우 5일이이서 관객동원에 차질을 가져왔고 장소와 마이크 등, 그 허점이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또한 준비의 불충분으로 성립되지 않은 것이 ‘학술토론대회’ ‘佛書展示會(불서전시회)’ ‘식품전시회’ ‘行政學(행정학)세미나’ ‘피날레 페스티발’ 등 5가지나 되고. 특히 전체학생이 참가 할 수 있는 ‘프로’가 적었던 게 큰 흠. 대부분의 종목이 어느 ‘서클’이나 한 科(과)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모든 사람의 집중적인 참여가 불가능하게 되었다.
 
  ◌ㆍㆍㆍ셋째, 학생들의 그릇된 자세를 들 수 있다. ‘大學(대학)은 곧 自由(자유)’라는 뜻을 잘못 받아들이는 걸까, 대체로 중요한 연중행사를 경시하는 경향이 있다.  자율적 경비를 찡그리며 내고는, 그것을 이용할 줄 모르니 한심할 수밖에. 모든 학생의 참가를 기대하고 벌여놓은 행사가 허전하기 짝이 없다. 그렇다고 ‘대학생’인데 강제동원을 할 수도 없고, 오직 학생들 자신의 재반성을 촉구할 뿐이다.
  여기에 특히 문제되는 것은 ‘축전기간 중의 수학여행’이다. 文理大(문리대) K科(과) 같은 경우 중간고사의 일부를 缺試(결시)하면서까지, 또한 축전 때에 졸업여행을 감행해 주위의 빈축을 샀다. 축전기간은 휴강이려니 하는 생각을 버릴 때에라야 일차적인 해결이 끝나게 된다.

  ◌ㆍㆍㆍ다음, 행사별 평점을 해보자. 먼저 행사의 ‘피크’를 그은 ‘연등행사’를 볼 때, 그것은 본교만의 행사가 아니기 때문인지 허술한 느낌을 주었다. 우선 인원동원은 별개로 치더라도 大學生(대학생)다운 企劃(기획)이 다소는 있었어야 했다.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자세가 두고두고 문제꺼리다.
  또한 거교적인 행사인 ‘개교기념식’과 ‘體典(체전)’은 너무 큰 기대를 걸었기 때문일까, 그만큼 실망을 더 주었다. ‘운동장 없는 학교’의 부끄러움이 치솟았다. 거기에 학생들의 행사에 대한 무관심이 겹쳐 ‘고독한 축전’이게 한 요인이 되었던 것.
  한편 ‘文學(문학)강연회’ ‘전국 農大(농대)심포지엄’ ‘경찰학세미나’ ‘한국경제인세미나’ ‘패널디스커션’등 학술계 행사는 역시 장소를 협소한 C강의실로 택한 데다가, 중강당의 마이크 소리가 진행에 지장을 초래했다. 특히 이런 세미나 같은 것은 어느 특정 科(과)에 치우친 행사이기가 쉬워 전체의 이목을 끌 수가 없었다. ‘모의국회’와 ‘모의재판’도 마찬가지였다.

  ◌ㆍㆍㆍ그러나 ‘고독한 축제’ 가운데에서도 성과가 크고 인기를 끌었던 종목은 역시 情緖(정서)내지 演劇(연극)프로인 ‘연극공연’ ‘꽃꽃이집 다과점 개시’ ‘방송 및 음악강산’ ‘행운권추첨’등 이었다. ‘축제의 무드’를 그대로 조성해주어 제법 젊은 대학생들을 들뜨게 해주는 ‘프로’였기 때문.
  그중 女學生會(여학생회)가 마련한 ‘다과점 및 다방개점’과 총학생회가 주관한 ‘행운권 추첨’은 男女學生(남녀학생)을 함께 흥겨운 분위기에 젖게 해준-가장 호평을 받은 ‘프로’였다.
  다만 진행상의 차질과 ‘一魚渴水(일어갈수)’格(격)인 소수학생의 탈선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것이 안타까웠다. 즐기되 질서 정연해야 된다는 마음가짐이 긴요한 것이 아닐까?

  ◌ㆍㆍㆍ이젠 모든 잘못을 남에게 돌릴 수가 없게 되었다. 62살 박이 東大(동대)에, 9살 된 祝典(축전), 솔선수범할 주인공은 따로 없다. 全(전) 東大人(동대인)의 행사가 아닌가. 그리고 앞으로는 축전다운 축전이게 하려면 한산한 행사이기 일쑤인 學術係(학술계) 프로에 보다 세심한 연구가 있어야 하겠고 全大學人(전대학인)이 즐길 수 있는 情緖(정서)내지 娛樂(오락)프로가 主(주)가 돼야겠다. 이들을 아카데믹하면서도 흥미롭게 마련하여 全(전)학생들로 하여금 ‘축제 기분’에 젖을 수 있도록.
  또한 축제가 무언가 공동관심사인 ‘타이틀’아래 각 분과별로 나뉘어져 벌어지고, 그래서 통일적인 해답을 얻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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