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학연구소 주최 - 한중일 문화정체성 확립을 위한 국제학술심포지엄

문화, 환경, 경제 등 5개 분야에서 다양한 의견 ‘봇물’


특별강연을 한 김지하(좌) 석좌교수와 한국대표 기조강연자 이어령(우) 전 장관


‘가깝지만 먼 이웃’. 이렇게도 한중일 세 나라의 관계를 현실적이고 적나라하게 나타낸 표현이 있을까. 하지만 이를 극복해나가기 위한 움직임이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동아시아 삼국에서도 유럽공동체(EU)와 같은 공동체를 만들어 보려는 것이다. 우리학교에서도 삼국이 ‘문화’로써 화합을 이루어 나갈 길을 모색하는 행사가 열렸다.

지난 15일, 16일 문화관 예술극장에서 진행된 이번 행사는 동아시아 문화 정체성 확립을 위한 협력 방안을 주제로 한 ‘한ㆍ중ㆍ일 국제 학술 심포지엄’이다. 한ㆍ중ㆍ일 국제학술심포지엄은 우리학교, 중국사회과학원, 일본 큐슈대학이 공동 주최로 개최된 것이다.

지난 2월 ‘동아시아의 새로운 연대와 지역 아이덴티티 형성을 향하여’라는 주제로 큐슈대학에서 학술심포지엄을 연 것의 연장선상에 있으며 내년에는 중국사회과학원에서 심포지엄의 진행이 예정되어 있다.

이에 홍윤식(일본학연구소장) 조직위원장은 “이번에는 한중일 공동의 정체성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는 노력을 할 것이다”라며 “3회에 걸친 심포지엄이 끝나면 이를 바탕으로 각 나라에 정책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 밝혔다.

15일 개회사를 시작으로 이어령 전 문화관광부 장관이 ‘동아시아의 융합문화 만들기’를 주제로 기조강연이 있었다. 유사지역권에 있는 삼국의 연합을 말했던 이 전 장관은 이번 강연에서 “독자적인 아시아 네트워크 국가의 권역이 생겨나게 된다면 글로벌 문명은 조화와 균형을 만들어내 일국중심의 패권주의에서 벗어날 수 있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은 아시아 대륙과 해양을 조화하는 반도만이 아니라 지구를 에워싼 두 문명을 조화로 이끌어가는 반도로서 역할을 하게 될 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중국 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 장립봉 소장의 ‘21세기 한중일 협력방안 고찰’과 일본 큐슈대학의 마루야마 코이치 교수의 ‘한중일 공통문화의 재인식과 현대적 의의’에 대한 기조강연도 진행됐다.

김지하 석좌교수는 16일 동아시아의 혼돈적 질서사상에 대해 ‘화쟁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화쟁’사상을 세계의 대 혼돈에 대한 해법이라고 강연했다. 김지하 석좌교수는 “남북으로 갈라진 고통과 분쟁 속에서 통일과 생명, 평화를 찾고자 하는 한국의 화쟁이 나름의 혼돈적 질서와 해방, 조화로 가는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논문 발표는 이틀에 걸쳐 ‘경계를 뛰어넘는 문화’, ‘의료ㆍ생명윤리’, ‘경제ㆍ산업제휴’, ‘고령화의 진전과 가족ㆍ사회’, ‘기후변화와 동아시아 환경문제에 대한 한중일 협력 방안’ 등 총 5개 분과로 운영됐으며 3개국 46명의 학자들이 참석해 열띤 논의가 벌어졌다.

통역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류경화(정외2) 양은 “각국 석학들의 문화에 대한 강의를 들을 수 있었던 기회였다”며 “다음에는 학생 차원까지 확대시켜 이러한 의견을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 한·중·일 국제학술심포지엄은 요 근래 대학이 진행하는 단일 행사로는 큰 규모의 행사였다. 뿐만아니라 학술적인 논의에만 그친것이 아닌 사회 실증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을 모색했다는데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도 동아시아 삼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서로간의 결속점을 찾는데 이러한 연구와 토론이 중심이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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