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문학분야


詩(시) 詩(시)로써 생각하는 버릇 가져야
小說(소설) 主題(주제)상투적, 平面的構成(평면적구성)에 실망

  ■…詩(시)를 어느 만큼 익히게 되면 그 눈이 먼저 상식에서 벗어난다. 생활주변의 사사로운 것에마저 시의 눈이 앞선다. 시는 어떤 기성의 사상․감정에 입혀지는 비단옷이 아니다. 그 자체의 속에 독립된 생명의 알갱이를 지녀 우주를 포용한다.
  따라서 아무리 부드러운 言語(언어)를 찾아 치레를 하고 가락을 골라도 그 發想(발상)이 상식에서 비롯된 것이면 시가 안 된다. 어떤 소재나 제재가 시로 안 될 것이 있을까만, 시를 공부하는 사람이면 적어도 그것을 만지고 주무르는 손이 시의 눈이요 손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번에 내게 넘어온 9편의 작품들은 그런 점에서 수준작이 적었다. 그 중에 金淑姬(김숙희)는 오래 시를 만져온 자취가 역연하다. 나이브한 詩語(시어)의 선택, 조용한 입질, 전편에 잔잔히 고여 흐르는 이미지가 모두 수준을 넘는다. 그러나 한편 그러면서 노린 것이 없는 것이 탈이다. 안개 속처럼 흐려 떠오르는 것이 없다. 분위기 뿐 주제가 없는 느낌이다. 그럴 양이면 無題(무제), 近況(근황), 日記抄(일기초), 제목을 아무것을 달더라도 훼방될 것이 없다. 무엇보다 강렬한 자신의 꿈을 지니라고 권하고 싶다.
  沈鳳九(심봉구)의 리듬․에너지는 일품이다. 박력이 있고 스케일이 있다. 그런데 아쉬운 것이 想(상)의 전개이다. 에스프리가 약하여 詩(시)가 제 모습을 갖추지 못한다. 목소리가 굵고 가늘고 하는 것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된다. 그것은 차라리 개성의 문제요, 그보다 앞서 대상을 바라보는 눈의 조리개의 한가운데 시를 앉혀야 한다.
  李慶敎(이경교)는 뜻밖의 수확이다. 장래가 기대되는 바가 크다. 먼저 밥상이 참신하여 그 누구의 영향 아래 제 소리를 못 찾고 헤매기만 하는 詩學徒(시학도)를 앞에 내세울 만하다. 詩行(시행)의 처리나 이미지의 구사에 있어 이미 어느 경지를 개척하고 있다. 단지 전체적인 結構(결구)가 좀 왜소한 것이 흠이랄까.
  李亨魯(이형로)는 선명하고 프리미티브한 발상에 호감이 가는데 목소리가 공허하다. 주제의식이 그만큼 희박하다. 李運炯(이운형)‧朴相眞(박상진)은 예술의 형식, 그 그릇이라는 것을 깨쳐주기 바란다. 철학이 어떻든 제육성으로 소화가 되려면 거기 알맞은 형식이 어울려야 한다. 분발을 바란다.
章湖(장호)(師大國敎科敎授(사대국교과교수))

  ■…신문사에서 넘어온 작품은 소설이 11편, 희곡이 2편, 도합 13편이었다. 이들 작품을 읽고 느낀 것은 주제의 설정이 상투적이고 구성기법이 평면적이라는 점이었다. 대체로 문장은 갖춘 편이었으나 개중에는 분위기조차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이유로 거개의 작품이 탈락되고 ‘깨어있는 者(자)’(崔源植(최원식)), ‘테두리’(朴貞玉(박정옥)), ‘우물에 비친 가을’(安秉宣(안병선)), ‘달빛’(金和子(김화자)) ‘쉰 목소리들의 合唱(합창)’(徐容範(서용범))등 5편이 남았다.
  ‘깨어있는 者(자)’는 문장은 차분한 편이었으나 패륜적 소재가 문제점으로 지적됐고 ‘테두리’는 작품이 응당 가져야 할 분위기가 없고 소재를 작품으로 형상화시키는 역량이 미흡했다. 보다 밀도 있는 문장을 쓰도록 당부하고 싶다.
  ‘우물에 비친 가을’은 젊은이들의 생태를 그렸으나 평면적인 구성과 묘사 때문에 강하게 부딪쳐오는 것이 없었으며, ‘달빛’은 사건전개에 진전이 없고 특히 문장이 지루하다. 상식적인 이야기의 수준에 머물고 있어서 아쉬웠다. ‘쉰 목소리들의 合唱(합창)’은 비교적 참신하게 쓰여 졌다. 목사의 非理(비리)를 아주 낮은 목소리로 차분하게 파헤쳐간 솜씨가 눈에 띄었다. 군데군데 묘사가 거친 곳도 있고, 맞춤법도 많이 틀려 있었다. 좀 더 문장을 다듬는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끝으로 희곡을 응모한 사람들은 日常(일상)의 대화를 그대로 옮겨놓는데 그치고 있었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 희곡이 무엇인가를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먼저 희곡문학에 있어서의 대사와 나아가 연극의 효과를 잘 파악해야한다.
吳學榮(오학영)(同門(동문)․小說家(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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