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에 들어서면 시야를 매운 총학생회 후보들의 플래카드, 대자보, 유인물 등이 총선이 다가왔음을 시사해 준다.
  불타는 기호로 자주동악건설을 위해 투쟁하겠다는 후보들의 열의에 도서관 앞 유세장이 뜨거워져도 동악인들의 선거에 관한 눈빛은 차갑기만 하다. 침착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정도가 지나쳐 무관심으로 흐른다면 모두가 경계해야 할 적신호임이 분명하다.
  1차 유세에 모여 피를 토하는 후보들의 외침 속에서 하나씩 자신의 지도자상에 부합되는 인물을 주시하는 학생들을 보면 진정으로 동국을 위하고 그 일원인 자기를 위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러나 유세장의 깃발이 나부끼고 호소하는 후보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것을 못 본 채 외면하는 학생을 대하면 걱정이 앞선다.
  신입생들은 대학에 들어온 후 최초의 의미 있는 권리행사를 하게 되었는데도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유세를 소홀히 하고 있고, 2학년 이상의 재학생들 역시 ‘동국 89년’을 책임질 인물로서의 권리이자 의무를 포기한 것 같다.
  작년도 학자투의 깃발이 계속 힘차게 펄럭여 완전한 자주동악을 건설해야 할 주요 시점에서 우리를 이끌고 사업을 꾸려나갈 능력 있는 지도자를 선출하지 못한다면 이미 동국인들의 열망은 꺾이고 만 것이다.
  선거는 일주일여밖에 남지 않았다.
 봄바람에 쓸려 날아다니는 홍보물을, 지금도 열변하는 후보들을, 운동장과 건물마다 붙어있는 기호를 더욱 열심히 살피자.
  예년처럼 전체 학생의 과반수만이 어렵게 참가하는 선거가 아니라 축제의 분위기 속에서 자발적으로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총선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선거가 끝난 후 우러나오는 마음으로 목멱골에 오색종이를 뿌릴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