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선미 편집장
▲‘이목지신(移木之信)’이라는 위정자와 관련된 중국 고사가 있다. 진(秦)의 효공(孝公)에게는 상앙이라는 재상이 있었다. 하루는 상앙이 백성들의 불신을 없애기 위해 3장(약 9m) 높이의 나무를 남문 저잣거리에 세우고 “이 나무를 북문으로 옮기는 사람에게 십금(十金)을 주겠다”고 말했다. 옮기려는 사람이 없어 상앙은 다시 오십 금을 주겠다고 공표했고, 옮기는 사람이 나타났다. 상앙은 즉시 오십 금을 주어 나라가 백성을 속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다.

▲상앙은 백성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자신이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하여 먼저 모범을 보인 것이다. ‘이목지신(移木之信)’은 위정자가 나무 옮기기로 백성들을 믿게 한다는 말로, 위정자가 백성과 맺는 신의(信義)를 뜻한다. 현재 새 대통령이 부임했고, 이제 대통령을 보좌할 장관직을 임명할 예정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말대로 장관책임제의 첫 단추가 제대로 채워질 수 있을까.

▲상앙이 법을 공표한 후, 태자가 그 법을 어기는 사건이 벌어졌다. 상앙은 법에 따라 태자의 대부(大傅)를 처형하고 스승을 경형(鯨刑 : 범인의 이마나 볼에 글자를 새기는 형벌)에 처했다. 다음날부터 백성들은 이 법을 준수하게 되었다.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장관 후보자에 오른 이들은 인사청문회에서 단지 앞으로 잘 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오늘만 지나면 된다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 급하게 세금을 낸 정황이나 불성실한 자료제출 태도. 박근혜 대통령은 장관 후보자들 중에 어떤 이를 책임장관제에 어울리는 사람으로 임명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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