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적향상에 주체형성 긴요

  오늘로서 우리 東國大學校(동국대학교)는 개교 64주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1906年(년) 明進學校(명진학교)로 출발한 본교는 韓國(한국) 佛敎(불교)교육의 근대적인 發祥地(발상지)로서 그 연면한 전통은 우리 겨레, 우리 사회의 번영을 선도하고 우리나라의 운명을 개척한 학문의 최고 전당일 뿐만 아니라 韓民族(한민족)의 정신적 지주로써 발전했던 것입니다.
  먼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우리학교야 말로 민족의 개화기에 있어서 그 선구적 역할을 하였음은 물론,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하여 日帝(일제)에 항거하였던 피나는 항일투쟁으로 우리학교는 세 번이나 폐교를 당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특히 본교가 짊어진 범국가적 위업은 우리민족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가교적 위치에 서서 빛나는 역사와 전통 위에 조국의 근대문화를 찬란히 개화시켜 거대한 결실을 맺도록 하는데 있는 것입니다.
  이렇듯 본교에 부과된 사명을 다함에는 실력 있고 진실한 그리고 유능한 인재를 길러서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경영과 사회적인 모든 여건과 조화를 이룸으로써 가능한 것입니다.

  이와 같이 우리에게 맡겨진 막중한 사명감은 오늘날 본교를 7개의 단과대학과 2개의 대학원 그리고 10개의 부속기관과 7개의 附設硏究所(부설연구소)를 아울러 갖춘 국내 굴지의 대학으로 발전시킨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와 역사와 전통만을 반추하면서 韓國私學(한국사학)의 명문으로서의 긍지와 자부감만으로 만족하려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의 대학은 어떤 특정인의 소유물이 아니요 한국민족, 아니 더 나아가 전세계인의 대학인 때문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대학외부에서 벌어지는 질서에의 도전을 보고 읽고 있습니다.
  이를 일컬어 우리는 흔히 발전을 위한 변화과정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물론 대학외부에만 국한시킬 성질의 것은 아닙니다.
  이제 우리는 대학내부에로 참된 전진의 대열을 돌려 대학의 혁신을 가져와야겠다는 것입니다.
  대학이 대학답게 되기 위해서는 대학은 교육과 연구와 봉사의 3대 기능을 어떻게 발전시키느냐 하는데 있습니다.
  대학이 대학으로서의 기능을 다하기 위하여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권위와 전통이 있는 학풍이 수립되고 참신한 기풍이 조성되어야 할 것이며 그렇게 하기 위하여서는 학생들은 학문하는 태도와 자세를 바로잡고 교수는 연구에 몰두하여 연구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는데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대학의 근대화 과정은 항상 우리 주위에서 맴돌다 가버리는 신기루와도 같은 것이지만 대학인의 끊임없는 정진과 굳건한 뒷받침이 없이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東國大學校(동국대학교)는 부처님의 숭고한 이념아래 창립하여 발전한 지성의 도장이라는 데서 다른 대학과의 차이점이 있는 것입니다.
  본인이 우리 대학의 혁신을 주창하고자 하는 것은 근대화 과정을 위한 수단이라는데 초점이 있습니다.
  범세계사적 대학으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서는 우리 대학의 숭고한 이념을 실현시킬 수 있는 주체를 형성하여야 합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훌륭한 이념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실현하는 주체가 없어 가지고서는 그 이념은 공허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해방 후 뚜렷한 이념과 가치관의 결핍으로 큰 혼란과 침체를 경험해야 했던 교육계와 사회각층을 회고해 본다면 그 필요성은 더욱 명백해질 것입니다.
  개교 64주년을 맞는 이 엄숙한 시점에 서서 우리는 세계사를 창조하는 과정에서 정신과 물질을 조화하여야 할 오직 우리 東國(동국)만이 가지는 부처님의 숭고한 이념을 재인식하고 우리의 위치, 우리의 체제, 우리의 능력을 재평가하여 본교의 창조적 건설대열에 全東國人(전동국인)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라며 보다 큰 공헌을 하기 위한 새로운 분발의 기회를 가져주기 바라는 바입니다.
  끝으로 東國(동국)의 앞날에 부처님의 가호가 있기를 빕니다.
  1970년 5월 8일 理事長(이사장) 蔡碧岩(채벽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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