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따라기’를 읽고

  교양학부생의 ‘독서콩쿠르’대회가 지난 2일 중강당에서 열려 19명의 발표자가 독후감을 발표하였다. 다음은 이날 발표된 독후감 중 입상작 내용의 요지이다. 이날 심사위원은 金聖培(김성배) 章湖(장호) 金起東(김기동) 교수였다. <편집자>

  단편소설의 선구자이며 단편작가의 제1인자인 琴童(금동) 金東仁(김동인)의 배따라기는 잘 알려져 있으므로 좋은 이해가 될 줄 믿는다.
  먼저 작품구성을 보면 진실한 사랑을 주었기 때문에 아내를 지나치게 의심하는 주인공 어부와 쾌활한 성격에 항상 웃음을 지울 줄 모르며 남들에게 지나치게 친절한 어부의 아내, 그 때문에 아내와 아우와의 관계를 의심한 나머지 아내를 사멸로 몰아넣고 아우마저 방랑의 생활로 만들었던 어부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그 같은 과거가 모두 자신의 착오와 잘못이라는 것을 뉘우치고 아우를 찾아 나서는 어부의 경험담이 이 소설의 주류를 이룬다.
  작품 전면에 흐르는 평안도 사투리가 분위기를 아늑한 평안도 골짜기로 이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사는 사람들의 거친 말과 우락부락한 성격이 이 소설의 특징이며 여기서 작가는 새로운 인간을 창조해내었다.

  첫째 어부의 아내를 들 수 있다. 그녀와 비슷한 성격의 인물을 셰익스피어의 작품에서 찾아본다면 ‘로미오와 줄리엣’에서의 ‘유모어’와 아주 잡다스럽고 요란하며 말이 많은 여자인 점이 같지만 그 구성배치에 있어서 완전히 다른 여자들이다. 셰익스피어의 유모어는 소설의 장면에 따라 분위기 조성을 위한 부수물에 지나지 않지만 束仁(속인)의 어부아내는 지나치게 친절, 유쾌한 것이 이 소설의 근원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 소설의 사건은 여기서 출발한다.
  둘째 이 소설의 주인공 어부를 살펴본다. 일생을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면서 말없는 생활 속에 고생과 함께 속죄하려는 인간. 이 어부와 톨스토이의 ‘네플류도프’의 정신세계는 서로 상통하는 점이 있다.
  그러나 동양인과 서양인이라는 사고방식에서의 차이가 난다. 즉 보다 능동적인 서양인에 있어서는 ‘네플류도프’ 자신이 사건을 일으켜 자신이 희생을 치루는 것은 당연하지 않는가. 다만 어려운 행동을 실행했다는 것뿐이다. 여기 비해 동양인의 피동적인 태도, 숙명적이고 필연적인 경우 모든 환경이 자신이 만든 것이 아니라 타인에 의한 것이고 거기 부딪치면 누구나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 책임을 스스로 질 수 있었던 어부는 참 인간, 작가가 창조해낸 인간이 아닌가.

  언어 구성에 있어서는 평범한 서민의 말씨이지만 그들의 정신세계는 휴머니즘에 입각한 고차적인 세계에 도달한다. 동생을 찾아 험한 뱃길을 떠나는 어부 많은 날들을 뉘우치며 헤메며 만날 듯 놓치는 안타까움에 더욱 죄의식은 깊어진다.
  눈을 감으면 그 때 아내와 아우의 이상한 광경이 나타나지만 찌푸려진 이마엔 그것이 모두 착오와 잘못이었다는 회개의 표정으로 가득하다.
  이것이 그의 일생이다.
  원래 인도주의 작가인 琴童(금동)은 이 작품에서 인간의 이성에 의한 행동을 강조했다. 인간의 理性(이성)과 本能(본능)을 어떻게 규합하면 완전에 가까운 인간이 될 수 있는가를 제시하고 있다.
  인간과 인간의 차이는 행동에 있어서 이성과 본능이 얼마나 작용했나에 따른다.
  모든 행동은 대개가 이성에 따르지만 이 소설의 경우는 환경의 지배를 받는다. 여기 작가가 새로 만든 어부는 그런 종류이다. 그의 정신세계는 높은 차원에 달해 있었지만 환경에 억눌려 그것이 나타나지 못하고 본능이 우세하다. 그러나 주위에서 그를 억누르는 장애가 없어진 후 본래의 정신이 발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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