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학이념으로 상실된 인간회복의 주도적 역할을”

  ○…2월27일 오전 10시30분 영광의 70학년도 졸업식이 본교에서는 처음으로 종합운동장에서 거행되었다.
  그간 중강당을 사용하던 궁색이 말끔히 씻겨 모두 희색이 만면했는데 장소德(덕)인지 운집人員(인원)은 줄잡아 1만여명―. 예년에 비해 가히 두 배가 되는 人山人海(인산인해)였다.
  ‘인스턴트’化(화)한 式場(식장)은 따사한 햇빛을 받아 녹은 땅에 산뜻한 모래를 깔아 졸업생들의 장도를 축하하는 듯.

  ○…부속고등학교 밴드부의 주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시작된 식전에는 金(김)총장을 비롯, 교내인사와 靑潭(청담)스님(총무원 원장), ‘막스ㆍ프레데릭’ 駐韓(주한)프랑스大使(대사), 韓(한)심錫(석) 서울大(대)총장 등 수많은 내외귀빈이 참석하여 한층 식장의 성예를 높였다.

  ○…예정보다 20분 늦게 10시50분부터 졸업식이 진행, 蔡(채)이사장 告辭(고사)에서는 “建學理念(건학이념)구현으로 상실된 人間(인간)회복에 주도적 역할을 하라”고 당부했고 서울大(대) 韓(한)총장은 “숭고한 불교정신을 통한 민족교육기구로 조국의 자주독립, 인류문화발전에 기여한 공은 실로 높이 평가되고 있다. 불교정신을 바탕으로 여러분의 母校(모교) 東大(동대)가 모든 분야의 중심적 역할과 기능을 발휘하도록 諸(제)이념의 化身(화신)으로 가는 곳마다 이 나라, 이 민족의 등대가 되어주고 동대의 명예와 전통을 빛내주기 바란다”고 당부.

  ○…유일한 외국인으로서 대학원(불교과)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 일반의 관심을 모았던 불란서 신부 ‘르브레ㆍ로제’씨가 문학석사 학위와 함께 표창장을 받을 때 수많은 축하객들의 박수가 터졌다. 또 ‘로제’신부는 ‘막스ㆍ프레데릭’ 불란서 大使(대사)의 축사를 즉석에서 통역하여 눈길을 모으기도.

  ○…토요일인 이날 졸업식이 진행되는 도중에는 줄지어 東岳(동악)에 오르는 축하대열은 그야말로 ‘인간홍수’. 캠퍼스는 온통 더덕더덕 붙은 祝文(축문)과 격려의 플래카드가 나부꼈고, 꽃다발 인파로 범벅을 이루었다.

  ○…화려한 모임에서는 흔히 볼 수 있듯이 이날 식장에서도 신분을 알 수 없는 각종 카메라맨들이 ‘폼’잡고 단상 위를 활보하여 카메라맨 러시를 이루기도. 여학생회의 ‘안내作戰(작전)’은 적은 人員(인원)에다 뭇사람에 밀려 무색해지고, 방송실안내는 증권거래소 같은 혼란을 연상케 했다. 꽃다발, 흰 장갑, 필름 등을 팔려는 각종 상흔은 예의 없이 교내에까지 침입, 식장주변까지 엉망을 이루었다.

  ○…식이 끝나자 재학생, 각종 서클들은 졸업생을 중심으로 교내외를 질타했는데 특히 농연부는 때 묻은 농악대 차림으로 줄줄이 열을 이어 시선을 모았다. 오후도 기울어지자 폭풍우가 지난 자리처럼 식장과 캠퍼스에 꽃송이, 오색테이프, 휴지 쪽들로 산만. 광렬 ‘소나타’의 연주가 끝난 뒤처럼 허전했다. ‘영광의 새 학사들이여 어디로 갔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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