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문제점ㆍ발전계획 등 다양한 주제로 질의응답 … 침체된 학내 분위기 쇄신 기대

‘재학생과 총장과의 대화’ 지면중계 

지난달 31일 ‘재학생과 총장과의 대화’가 상록원 3층에서 진행됐다. 이 행사에는 약 150여 명의 학생이 참석해 총장과 다양한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학교비전 및 발전 전략

- 취임 당시 학교의 발전방안에 대한 계획을 108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발표했다. 약 7개월 동안의 성과는 어떠했으며, 앞으로 108프로젝트가 대학원 및 학교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가. (김봉수ㆍ대학원 경찰행정학 석사과정)

= 오영교 총장(이하 총장): 취임 전부터 준비한 108프로젝트는 대학사회의 관행과 관습에서 벗어나 밖에서 본 시각을 중점으로 발전계획을 기획한 프로젝트다. 취임 당시 학교의 상황을 볼 때는 국내 최고 사립대학이라 일컬어지는 학교들과 우리학교의 격차가 상당했다.

이 부분을 중점으로 발전계획을 만든 것이다. 이전에 학교가 해오던 시스템으로는 발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돼 의사결정시스템부터 학교의 모든 시스템을 바꿔보고자 하는 방안이다. 이를 통해 기업보다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되는 대학을 만들어 학생들과 교수들이 연구하고, 강의하기 좋은 대학으로 만드는 데 목표를 두고있다.

비록 지난 신정아 씨 가짜학위사건으로 인해 약 4개월간 시간낭비가 있었지만 현재까지 기획됐던 일들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도 이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대학원을 비롯한 학교발전을 계속 진행시킬 예정이다.


- 교수회 등 많은 학내단체에서 몇 차례씩 이번 ‘신정아 사건’과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 내용은 ‘신정아 사건’과 관련해 총장 및 이사회 사퇴를 요구한 것이다. 총장으로서의 입장은 어떠하며,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혜공스님ㆍ선학3)

= 총장: ‘신정아 사건’으로 인한 기사 대부분이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기보다는 정치적인 이유로 왜곡돼 보도된 경우가 많았다. 그 사건을 은폐하기 위한 학교 측의 행동은 없었다. 그러나 학교 측에서 발표하는 내용은 듣지 않고, 외부 언론에서 왜곡 보도한 부분으로 우리에게 문제 제기를 해왔다.

또한 이 같은 맥락에서 총장사퇴를 요구하고 있는데 정작 나에게 직접적으로 문제 제기를 한 적이 없었다. 일단 문제가 발생하면, 그 당사자인 총장에게 먼저 문제 제기를 하고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경우 기타 다른 조치사항을 요구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와 관련해 누구든지 토론을 요구한다면 받아들이겠다.



학사운영 및 특성화

- 지난 5월 학제개편을 통해 IT, BT, CT 특성화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바 있다. 그러나 아직 IT 특성화 사업에 대해서 구체화된 방안이 나오지 않았다. 구체적인 계획은 어떠한가. (김영환ㆍ정보통신공2)

= 총장: 학제개편을 위해서 현재는 물론 미래사회에서 요구하는 수요도 파악해야 한다. 그것을 바탕으로 학과를 만들어 학생들을 교육시키고, 사회가 원하는 인재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 취지에서 현재에도 많은 투자를 요하는 IT사업, 현재수요는 비록 많지 않지만 미래에 확장될 산업으로 BT사업, 모든 산업의 기반이 될 CT산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지난 학제개편 당시 이를 중점적으로 두고 접근했다. 그러나 구성원들의 반대로 인해 기대만큼의 효과를 거둘 수 없었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방향으로 추진해 나갈 생각이다.

현재 우리학교의 IT분야는 상당한 수준에 올라와 있으며,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현재를 기반으로 계속해서 연구한다면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바탕으로 교수들과 학생들과 함께 연구하겠다.


- 현재 마지막 학기가 끝날 때가 돼서야 졸업가능여부 확인이 가능하다. 4학년 1학기 수강신청 전에 졸업여부를 확인하고 모자란 학점을 채울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학생들이 효율적으로 자신의 학사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어렵다면 자신이 들었던 과목을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방안이라도 있어야 하지 않은가. (배완호ㆍ전자공4)

= 최순열(국어교육) 학사부총장(이하 학사부총장): 현재 정보관리시스템 재정비 작업을 하고 있다. 우선 1차적으로 행정시스템을 정비했으며, 현재는 학생들이 one-stop으로 학사행정에 관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학사행정시스템을 정비중이다. 이는 학교 홈페이지에 로그인하는 동시에 이수계획 및 이수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내년 6월에 선보일 예정이다. 현재는 3학년 2학기 종료 후 각 학과에서 이수결과를 통보하도록 하고 있다.



시설 및 교육환경

- 방중부터 시작된 동국관ㆍ문화관ㆍ학림관 리모델링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로 인해 많은 학생들이 소음과 공해로 수업에 방해를 받고 있다. 비로 인해 연기된 것을 감안해도 학기의 절반이 지나도록 끝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김영진ㆍ회계2)

= 총장: 리모델링에 대한 공사담당자들과의 회의에서 방학 중에 끝날 수 있다는 계획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여름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렸다. 이러한 점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해 불가피하게 미뤄진 점에 대해 학내구성원들에게 미안하다.

계획을 짜임새 있게 하지 못했던 점을 사과하며 빨리 공사를 마무리 지을 수 있도록 해 학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일이니만큼 학생들은 너그럽게 이해해주길 바란다.


- 강의시설 및 환경에 대한 부분이 미흡하다. 예를 들어 세미나식 수업도 일반강의실에서 진행돼 자유로운 대화와 토론 분위기 조성에 어려움이 많다. 또한 지난 여름방학 전부터 에스컬레이터 설치에 관한 부분이 진행됐다.

그러나 에스컬레이터와 같은 경우 설치비용뿐만 아니라 유지비용 또한 많이 들어간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더욱이 이러한 사업의 대부분은 우리의 등록금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시설투자보다 강의환경을 한 단계 높힐 수 있는 기숙사 설치, 강의실 개선, 칠판교체 등이 우선적으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추가로 고도제한으로 인해 공간을 더 이상 넓힐 수 없다면 지하 개발을 제안한다. (김재현ㆍ전자공1)

= 총장: 강의실 시설문제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고려대에는 원형강의실이 있는데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아도 토론 및 수업이 진행될 만큼 토론식 수업에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다. 빠른 시간 내 화려하진 않지만 세미나식 수업을 진행하는 데 효율적인 환경으로 바꾸도록 하겠다.

에스컬레이터 설치와 관련해서 설치비용을 등록금이 아닌 방법으로 찾고 있는 중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투자의 우선순위를 다시 한번 고려해 보도록 하겠다.

지하를 개발하는 것에 대한 의견은 이미 구상중 이었다. 올해 말까지 서울시로부터 수영장과 운동장 부지를 매입해 그곳에 7층정도의 건물과 함께 지하를 개발할 생각이다. 이후, 팔정도의 지하까지 개발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캠퍼스, 관광지로서의 캠퍼스로 만드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 캠퍼스 기획단 정경섭 팀장: 지하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되어야 한다. 현재 구상중인 기획은 혜화관과 동국관 사이에 지하 4층 규모의 지하주차장을 건설하는 것이다. 이곳에는 약 600대의 차를 수용할 수 있으며, 지하 1층의 경우 학생들의 편의를 위한 복지공간으로 사용하려 한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시행하도록 하겠다.



대학원

- 현재 우리학교의 연구등록금이 등록금의 20%로 타 대학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높은 연구등록금의 대안으로 주차시설 이용과 도서대출 혜택이 있지만 이는 박사과정 수료생이라면 당연히 주어져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행정지원실이 폐쇄됐는데 사전공지가 전혀 되지 않아 많은 대학원생들이 불편을 겪었다. 마지막으로 학술관 증축공사가 현재 진행 중인데 그 공간이 어떻게 이용되는지 듣고 싶다. (형진우·대학원 국문학 석사과정)

= 총장: 현재 로스쿨인가를 받기 위해 학교 전반적으로 공간 재배치를 하고 있다. 학술관에 증축된 공간은 공개적으로 논의해서 현재 가장 필요한 공간으로 이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

= 학사부총장: 우리학교 연구등록비가 현재 80만원으로 타 대학보다 높은 수준이다. 현재 등록비의 하향을 검토 중이며, 또한 그에 상응하는 연구시설 및 공간을 제공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단과대 행정지원실에서 대학원의 행정업무까지 함께 관리하는 것이 연구의 전문성 및 집중성을 높이는 데 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행정적인 측면까지 관리하기에는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금년 안에 이를 위한 제도적인 방안을 마련토록 하겠다.



기타

- 얼마 전 과학관 실험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신속히 처리해 큰 피해는 없었지만 유독가스 및 폭발성 물질들이 존재하는 실험실은 화재가 날 경우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실험실에 대한 안전관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또한, 교내 모든 건물이 무인경비시스템으로 보안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자정이 넘으면 건물출입이 통제돼 안에 있던 학생들도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달라. (곽동욱ㆍ대학원 물리학 박사과정)

= 한진수(회계학) 경영부총장: 현재 경영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한 안전관리위원회가 구성됐다. 지난 달 위원회를 열어 이과대를 중심으로 화재 뿐 아니라, 실험실에 쓰이는 독극물 등에 대한 안전관리에 대한 점검을 했다. 또한, 실험을 진행하는 학생들 보험가입과 정전에 따른 실험실패에 대한 보상 등에 대한 부분도 논의됐다.

무인경비시스템으로 교체한 이유가 자유로운 출입을 할 수 있게 바꾼 것이었으나 아직 시행이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한 시스템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학생들이 대안을 제시한다면 관리하는 부서와 함께 검토하겠다.


- 학교가 진행하려는 사업에 이견이 있을 때 간혹 학생들이 시위를 하곤 한다. 이러한 시위문화에 대한 총장으로서의 생각과 함께 이보다 좋은 의견제시방법에 대해서도 말해 달라. (권정한ㆍ산업시스템공2)

= 총장: 어떤 단체든지 그 단체의 발전을 위해서는 구성원들의 자유로운 의견개진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최종목표를 이루기 위한 생각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의견개진 방법에 있어 과거 통제시대에 익숙했던 시위문화가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현재는 대화의 기회가 얼마든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명서 및 현수막을 먼저 내걸곤 한다. 이것은 정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요구했음에도 통하지 않았을 경우 최후의 수단으로 시도되어야 한다. 이러한 의사개진 방법은 조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세가 아니라고 판단된다. 대화를 통해 앞으로의 단계를 논의하는 것이 성숙한 대학사회의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나는 어느 누구와도 자유로운 토론을 할 자세가 돼 있으며, 이러한 토론의 자리도 얼마든지 마련할 것이다. 언제든 열어 둘테니 대화부터 하자.



자유 질의

지정 질의응답시간 종료 후,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질문을 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한 자유질의 응답시간이 주어졌다.

이 시간에는 △타 종교 동아리 활동 인정 △교지편집위원회 교지대의 일방적인 삭제로 인한 논란 △로스쿨유치를 위한 공간 재배치 △‘신정아 사건’과 관련해 학생보상에 대한 문제 △교원충원을 통한 교수ㆍ학생간의 유대확대 등의 질문이 오고 갔다. 자세한 내용은 학내 미디어포탈 동국인(www.donggukin.org)에서 동영상으로 볼 수있다.

정리= 김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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