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운 인권의 중요성 깨닫는 자리마련

  약자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움직임이 영화를 통해서 나오고 있다. 지난 1, 2회 때 정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올해 다시 3회를 준비하는 인권영화제가 바로 그것이다.
  한국인권단체협의회를 비롯 인권운동사랑방, 본교 총학생회 등 여러 단체들이 모여 5개월간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제3회 인권영화제는 오는 5일부터 10일까지 본교 학술문화관에서 치러진다.
  ‘야만을 넘어 인권의 세계로’라는 부제 아래 진행되는 이번 영화제에는 서준식 인권운동사랑방 대표를 비롯한 10여명의 집행위원들이 시사회를 거쳐 선정한 영화가 상영되는데, 이것들 모두 예전과 다름없이 사전심의를 거부한 작품들이다.
  세계인권선언과 헌법에서 엄연하게 보장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위배하고 있는 사전검열을 거부하자는 것이다. 이에 영화제의 탄압에 대해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자, “오히려 당당하고, 적극적으로 밀어 붙일 것이다”라며 본교 총학생회 측은 말했다. 게다가 영상매체물에 표현의 자유를 부여한다는 의미에서 ‘영사기에 날개를 달아준’인권영화제의 캐릭터는 이러한 의지를 한층 더 확고히 보여준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다국적 기업인 맥도날드의 부적절한 판매행위와 생산과정의 치부를 밝히고 있는 ‘맥도날드 망신당하다’, 만델라 정권이후 남아공의 진실과 화해를 다룬 ‘게리와 루이스’, 종신집권을 꿈꾸는 세상의 모든 독재 대통령에 대한 비난을 담은 ‘체스’ 등 30여편의 영화가 상영되는데, 특히 노동자들의 투쟁과정을 그린 ‘전진’과 ‘22일간의 고백’ 등 2편의 우리나라 작품이 상영되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그런데 30여편의 영화 중 대부분의 영화가 다큐멘터리여서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에서 재미나 흥미만을 찾을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되돌아보며 무엇인가를 배우려는 자세로 영화를 보아야 할 것”이라며 총학생회 문화국장 박찬정(수교4)군은 인권영화제 보는 법(?)을 전했다.
  영화 상영 이외에도 행사기간에는 대인지뢰를 반대하는 단체들의 사진전시회와 세계인권선언 50주년을 기념하는 심포지엄, 각종 퀴즈대회가 있을 예정이며, 또한 안양, 수원, 원주, 청주 등의 전국 주요 10여개 도시에서 지역영화제가 치러진다.
  세계인권선언 50주년과 인권대통령이라고 자처하는 현 정권아래서 진행되는 이번 제3회 인권 영화제는 그 어느 해 보다도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영화제를 통해 인권영화제가 없는 이상적인 나라, ‘인권’이라는 단어가 유별난 것이 아닌 그저 자연스럽게 여겨지는 새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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