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한 이미지보다는 제품의 특성을 생각해보고 구매해야 할 것이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제품의 속성이나 특징만으로 물건을 사지 않는다. 오랫동안 형성된 제품의 이미지가 구매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러한 이미지는 제품뿐만 아니라 그것을 만든 기업에도 존재한다. 똑같은 가전제품도 대우가 만들면 괜히 튼튼할 것 같다든지, 자동차는 으레 현대가 가장 좋을 것 같다는 등의 인식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는데 그 상표나 기업의 이미지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예일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어려운 경제 여건으로 기업들의 광고활동은 상당히 위축된 것이 사실이다. 또한 광고의 訴求(소구) 내용도 많이 변했다. 장기적으로 매출에 도움이 되는 이미지 광고 보다는 당장에 돈이 되는 구체적인 제품 광고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행들만 보아도 믿음이나 동반자라는 추상적인 가치보다는 수익률이나 자금 운용의 안전성 등을 직접적으로 알리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기업 이미지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구체적인 제품 내용을 알려야 한다는 과제를 간과할 수 없게 된 일부 기업들의 광고 전략으로 새롭게 등장한 것이 바로 멀티 스폿(Multi-Spot) 광고들이다. 물론 지금까지 멀티 스폿 형태의 광고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존의 개념은 하이트나 죠리퐁 광고처럼 같은 컨셉의 광고들을 여러 편 만들어 동시다발로 방영한 것이라면 요즘의 광고는 전혀 다른 메시지를 각각의 광고에 담은 것이라고 하겠다.

  SK주식회사는 직장인, 아이들, 가족 등 다양한 고객들의 모습을 경쾌한 노래와 함께 삽화 형식으로 보여주는 기업 이미지 광고를 방영하고 있다. 언제나 고객들과 함께 하는 자사의 고객사랑을 메시지로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SK는 이 광고와 함께 엔크린 보너스 카드를 알리는 내용의 광고를 동시에 방영하고 있다. 무료 보험가입에서 다양한 보너스 제공 등 소
비자들에게 직접적인 편익을 고지하는 내용이다.
  지금까지 통화감도의 우월성을 다소 과장된 상황 설정으로 보여주던 이동통신 사업자들도 이제는 할인된 국제전화 서비스, 가족 간의 무료통화 등 실제적인 서비스 내용을 알리는 광고들을 기존 스타일의 광고와 병행해서 틀고 있는 것이다.
  이미지의 감성과 구체적인 제품 정보의 이성. 기업들은 과연 어떤 옷을 입고 소비자들에게 다가가야할지 고민이 많다. 소비자들 역시 막연한 이미지 보다는 제품이 가져다 줄 이점을 생각해 보고 제품을 구매하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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