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천년의 미소, “21세기 문화중심에 서다”

준비미흡 과제로 남아 … 우리문화 발굴 주력해야

  동행취재를 흔쾌히 수락해준 관광경영학부 서태양 교수는 행사장 입구에서 “문화엑스포는 ‘Culture Exposition’의 약자로 성숙된 인류의 문화유산인 21세기 문명을 새롭게 재조명하는 자리이다”며 현대 과학문명의 성과물들을 놓고, 서로의 정보를 교환하는 산업박람회 형식과 다른 문화엑스포의 의의를 설명해 주었다.
  9월 11일부터 11월 10일까지 치러진 이번 행사는 막바지에 다다를수록 관람객의 수가 늘어 300만에 이르렀다고 한다.
  신라시대의 유물로 알려진 수막새의 미소는 우리나라 전통의 은근함을 전하고 있었다. 서교수는 수막새로 대표되는 ‘새 천년의 미소’ 라는 주제에 대해 “다가오는 21세기 문명을 경주문화엑스포 행사를 통해 준비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고 전했다.

  행사장은 크게 주제관과, 세계문명관, 세계풍물광장, 백결공연장, 우정관내 마련된 북한관으로 꾸며져 있었다. 처음으로 찾은 곳은 이번 경주문화엑스포의 ‘새 천년의 미소’를 다룬 주제관이었다. 입구에는 ‘전승의 마당’이 꾸며져 있었는데 한가운데에 12지상이 커다란 원을 그리고 있어 유구한 동양문화를 상징하는 듯 했다.
  주제관 내부는 전시주제관과 영상주제관으로 나뉘어 있었다. 전시주제관에는 높이 20미터 넓이 2백여평 정도의 넓은 공간에 세계적 비디오아티스트로 알려진 백남준씨의 ‘백팔번뇌’ 등 세계 유수 아티스트들이 제작한 다양한 작품이 전시돼 있었다. 이들은 행사의 주제인 ‘새천년의 미소’를 평면적인 회화 미술형태가 아닌 3차적 멀티미디어 효과를 가미해 나타내고 있어 관람객들에게 입체감과 생동감으로 다가왔다.
  한편 영상주제관에서는 멀티미디어와 환상적인 레이저쇼, 디지털 음향효과를 통해 살아있는 입체공간이 펼쳐지기도 했다.
  세계문명관은 황하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인더스로 대표되는 세계 4대문명을 한자리에 모아 전시하고 있었다. 각 문화권의 대표되는 유물을 전시하고 더불어 황룡사 9층 석탑 모형 등 1천여점의 우리나라 유물도 전시하고 있었다.
  세계풍물광장은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북미, 남미 5개 지역을 문화권별로 분류해 전통가옥 및 인류기본 생활양식인 의식주를 근간으로 풍속, 풍물, 민속을 소개했다.
  이외에도 행사기간 내내 세계 16개국 48개 단체가 하나로 어우러진 인류화합 음악축제를 공연했던 백결공연장은 어린이에서 노인에 이르기까지 세계문화를 접할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아무래도 조국분단의 현실을 실감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흥미 있었던 곳은 북한관이었다. 그리고 한편에서는 생생하게 재현된 전시품을 보고 북녘땅의 채취를 느끼며, 향수를 달래는 실향민들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쉴 틈 없이 행사장을 오고가는 관광객들을 위해 준비된 편의시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점과 잘 닦여지지 않은 자갈길로 인한 먼지를 관람객들은 감수해야만 했다. 또한 행사장 곳곳에 들어서 있는 상가에 대해 서태양 교수는 “상가의 기념품 및 음식 판매를 살펴볼 때 가격부분에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기에는 비싼 경우가 많았고 경주특산물을 전시, 판매하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없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전했다. 또한 행사장내 영업권 분배에 있어 대다수가 외지 상인이었음을 지적하며 “문화를 이루는 기본은 경제성인데 경주의 경제적 활성화를 위한 주최측의 배려가 미흡하지 않았나”는 문제제기를 했다. 행사장을 빠져나오며 홍보부족으로 인해 행사장을 찾은 외국인들이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안타까움과 나름대로 경주의 옛 문화유적과 더불어 세계의 각 문화와 유적들을 돌아보았다는 행사의 본 의의가 희비로 엇갈렸다.
  2000년 제2회 경주세계문화엑스포에는 반만년의 역사를 간직한 우리만의 자랑스런 고유문화를 대내외적으로 알리는데 한층 더 성숙한 준비의식이 수반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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