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세계질서와 국가패러다임

  서론
  21세기의 역사적 의미가 무엇인가를 탐구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자본의 논리가 왜 과학기술을 발달시키고 있는가를 검토하고 그 결과 초래되는 현대의 과학기술혁명이 21세기의 질서와 국민국가의 위상 그리고 21세기 질서에 어떠한 변화를 일으키게 될 것인가를 전망한다.

  자본주의와 과학기술의 발달
  자본주의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은 잉여가치의 생산에서부터 시작한다. 잉여가치를 증가시키는 방법은 신기술을 도입하여 노동생산성을 높임으로써 달성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본가들은 잉여가치를 더 많이 얻으려고 경쟁할 때, 경쟁적으로 생산에 새 기술을 도입한다.
  기술체계의 변화는 곧바로 사회적 자본의 사회적 운동형태와 조직형태의 변화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계급투쟁에 의해 초래된 시장수요 구조의 변동 역시 사회적 자본의 운동형태와 사회적 조직형태를 변화시킨다.
  이러한 기술과 사회구조의 상호작용 모델에서 두 개의 중요한 점이 도출된다.
  첫째, 이른바 ‘기술의 중립성’이 부정된다는 것이다. 즉 기술은 사회구조로부터 영향을 받으면서 또한 사회구조에 작용한다.
  둘째, 결국 사회적 존재로서의 기술은 자기를 낳아 준 사회구조와 조응하지 않고 차기 사회구조에 연결되는 스스로를 부정하는 자기부정의 변증법의 논리를 갖고 발전한다.

  과학기술 혁명과 21세기 세계질서
  과학기술혁명은 세계질서를 하나의 세계화로 통합시키고, 국가 간에는 불균등 발전을 심화시키면서 국가 간의 경쟁을 격화시킨다. 자본관계의 세계화체제는 자본주의적 생산관계를 전세계적으로 규율하고 질서를 잡기위한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모든 사회적 영역을 자본의 가치증식과정에 포섭하여 국민국가의 범주를 넘어서는 지배력을 행사한다. 그러므로 초국적 자본은 국민경제의 생산, 교환 및 소비조건에 대해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며, 주변국들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심화된 착취관계를 강화시키고 핵심부의 국민경제와도 충돌하게 된다.

  21세기 세계질서와 국민국가의 위상
  세계화 전략과정은 국민국가의 구조적 변동을 추동했다. 과학기술 특히 정보통신기술 혁명에 의한 새로운 세계경제 질서의 형성은 근대 국민국가의 위상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국민국가는 역사적으로 형성된 사회적 구성체이며, 이것이 놓여 있는 대내외적 관계의 변화에 따라 끊임없이 그 존재적 속성을 바꾸어 갈 수 밖에 없었다. 즉 국민국가는 세계질서의 과정 속에서 그 모습을 바꾸어 간다. 그러나 국민국가의 존재도 세계질서(세계체제)의 형성과 진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국민국가는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태어나서 발전해 왔고, 또한 세계질서의 형성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쳐왔다.
  21세기 세계질서는 세계화체제와 국민국가간의 향후 관계발전의 방향을 결정하려는 혼돈의 과정인 것이다.
  자본주의적 세계화체제 아래서도 자본은 국가의 보호와 지원을 필요로 하게 되며, 계급투쟁의 최종관리기구로 국가는 여전히 유효할 수밖에 없다. 21세기의 세계체제는 자본주의적 세계화체제와 일국적차원의 국가간체계가 변증법적으로 시공간적 차원에서 전개ㆍ통합되는 과정인 것이다. 그러므로 자본주의 경제에서 국가와 자본의 결별은 자본주의 그 자체의 붕괴를 의미할 뿐이다.

  21세기 문명의 역사적 의미
  21세기의 세계질서는 또 다른 형태의 신제국주의적 지배 논리이다. 이 세계질서는 주변부 국민국가의 주체성과 정체성을 희생시키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이제 자본주의 세계경제는 이데올로기의 연막 없이도 국가정향적인 발전전략을 경계하면서 국가자율성의 상대적 약화를 강조하는 범세계적인 새로운 자본운동을 전개한다. 따라서 국민경제는 해체되고 세계경제의 분석단위는 세계경제 그 자체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국민경제는 허구의 실체로만 남아있게 된다.
  이러한 기준에서 볼 때 세계적 수준에서의 자본가라는 하나의 실체와 세계적 수준에서의 노동자라는 하나의 실체가 대립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국민국가는 그 경제적 조절능력이 약화되었지만 계급 재생산을 위한 정치적 기구로서 여전히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자본주의적 계급관계의 재생산은 여전히 단일 국가의 영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치투쟁과 사회운동의 일차적인 공간은 국민국가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의 세계화가 곧 정치의 세계화로 귀결되는 것이 결코 아니다.

  결론
  21세기 세계질서에서도 그 질서의 바탕이 되는 것은 자본주의 세계체제이다. 이 세계체제하에서 각종의 사회적 모순과 폐단이 극복되지 않는 한 전인류의 해방은 물론 그 어떤 사회적 개인이나 사회계급도 철저히 해방될 수 없다. 사적 소유에 기초한 인간의 활동은 대자연의 내적 균형을 크게 파괴시킴은 물론 심각한 불균형과 갈등을 초래하여, 그 결과가 때때로 지구의 위기와 재앙의 상황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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