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 뛰어 넘는 가상대학 머지않았다

  현대를 정보화시대라고 한다. 컴퓨터 하나로 물건을 살 수도 있고 편지를 보낼 수도 있고 대화를 나눌 수도 있으며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 문화생활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이제 학교도 갈 수 있게 됐다.
  컴퓨터통신 유니텔은 20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ID만 있으면 무료로 등록할 수 있는 ‘유니텔 사이버 캠퍼스’를 개설했다. 담장이 없는 사이버 공간상에 캠퍼스를 만들고 학생들에서 지식을 전달하는 가상공간에서의 교육을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방식의 교육은 국가의 백년지대계로 이어졌다. 교육부에서 지난 10월 21일 가상대학 시범운영안을 공식 발표한 것이다. 발표에 따르면 교육부는 오는 12월 15일까지 가상대학 시범운영을 희망하는 대학의 지원을 받아 서류심사와 현장실사를 거쳐 내년 2월에 5개 내외의 대학을 선정해 오는 98년부터 2년 동안 시범운영할 계획이다. 시범운영안에는 운영형태와 시범운영기관 선정기준을 비롯한 운영 적용대상 및 적용학과목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지원대학이 갖추어야할 기본 프로그램까지 명시하고 있다. 이 같은 교육부의 발표는 ‘가상공간에서의 교육’을 미래의 꿈이 아닌 현실의 이야기로 인식하게 했다.

  교육부와 몇몇 통신사가 준비하고 있는 가상대학의 모습이 갖추어질 경우 가장 큰 장점은 시간과 거리에 상관없이 원하는 대학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먼 외국의 대학이라도 사이버 공간에서는 그 거리상의 격차가 느껴지지 않으며 가상대학 안에서는 다른 나라 사람들과 ‘같은 대학’, ‘같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다원화된 문화를 접하거나 배우는데 지금과 같이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 이와 더불어 몸이 불편한 장애인에게도 똑같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과 가정주부 등 직장인들이 가상대학이라는 공간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으니 평생교육 실현에도 도움을 준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가상대학이 기존 대학의 학사행정수행과 사회적응교육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는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아있다. 입학수속부터 수강신청, 강의, 시험, 숙제제출, 토론, 동아리 모임 등은 가상 공간 안에서 어떤 방식의 규칙으로 수행할 것인가 하는 것이 최대 과제이다. 이를 통감한 교육부는 시범운영기관선정 기준을 통해 교육여건보다는 학사관리나 교육프로그램 등의 실질적인 내용을 선정기준으로 삼는다고 발표했고 현재 각 대학은 대학세칙을 마련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또 하나 중요한 문제는 그동안 대학이 수행했던 ‘공동체 문화 적응 교육’ 및 ‘사회적응훈련의 기능’을 가상대학이 어떤 프로그램으로 대치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대학이 인성 교육을 전담하는 곳이 아니라 할지라고 선후배 관계 속에서, 여러 부류의 사람들과 함께하며 대인관계를 다지는 장소임을 인식할 때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대안들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가상대학 설립준비의 발걸음이 빨라지는 이때 가상대학에 대한 구체적 모습 갖추기와 대학고유의 공동체 문화 상실에 대한 대응책 마련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