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서대문구는 창천동 일대의 재개발 계획안을 발표했고, 홍익문고라는 50년이 넘은 서점이 재개발 구역에 포함되어 있었다. 신촌 대학가에 남은 유일한 중형 서점이 사라진다는 소식에 대학생과 주민은 홍익문고 존치 운동에 나섰으며, 5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서명운동에 참여했다. 지역 주민들이 홍익문고 존치 운동을 벌인지 9일이 되는 지난달 27일, 서대문구는 도시환경정비구역 지정 계획안에서 홍익문고를 제외한다고 밝혔다. 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있었던 신촌의 명물 서점 홍익문고를 시민의 힘으로 지켜낸 것이다.
▲홍익문고 존치는 경제적 효용만을 따졌던 현 사회에서 정신적ㆍ문화적 가치가 부각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50년이 넘은 홍익문고는 사람들의 기억이 머무는 곳이다. 홍익문고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연인과의 데이트 장소, 토론할 수 있는 공간 등의 추억을 담고 있기에 많은 이들이 홍익문고를 존치하려고 한 것이다. 매출이 나날이 감소하고 있는 홍익문고를 운영한다는 것은 자본주의 논리에 맞지 않는 처사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 일을 계기로 돈보다 더 소중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위 고사성어의 뜻처럼 많은 사람들의 마음이 뭉쳐져서 홍익문고는 존치됐다. 그 자체도 의미가 있는 일이지만 존치를 희망했던 우리에게 남은 일이 있다. 홍익문고를 지혜와 문화, 그리고 살아있는 정신이 숨쉬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이다. 홍익문고는 과거와 현재를 살아가는 지식인들의 지성이 어우러지는 곳으로 성숙하고 문화적인 사회를 이끌어나가는 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