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 실험성 안정성 겸비,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길

응모작 13편은 예년에 비해 대체로 높은 수준이었다. 단지 젊은이들이 오늘 여기서 겪고 있는 현실을 주목한 작품이 거의 없어 아쉬웠다. 또한 단어(특히 한자어)의 의미와 그 용법에 대한 이해가 뜻밖에도 부족했다. 대패를 다루지 못하는 자가 좋은 목수가 될 수는 없다.

‘연어가 되기 위해’는 한국의 교육제도에서 이탈한 젊은이를 등장시키고 떠돌이 고양이와의 만남과 헤어짐을 설득력 있게 그렸다. 능숙한 솜씨이면서도, 군데군데 서툴거나 상투적인 대목이 아쉬웠다. ‘The Mich[a]el Jessy Story’은 실험성과 안정성을 겸비하면서 세련되었지만, ‘미첼’과 ‘미카엘’의 대조가 다소 작위적이고, 창녀촌과 고아원 묘사는 좀 관념적이었다.

한참 망설이다가, ‘연어...’의 결함은 비교적 쉽게 다듬을 수 있는 것이었음에도 손질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가작으로 내렸다. ‘달리는 말에 채찍질’이라 받아들이기 바란다.

끝까지 경쟁했던 ‘3 3 3’은 상상력과 사건의 교직 능력이 볼만했으나, 절정 이후에 후일담이 너무 길게 이어졌다. 이밖에 ‘건담, 구해줘’, ‘다문’, ‘지구에서의 마지막 밤’, ‘미미의 날’도 주목할만했다. 모두 재기발랄한 상상력을 지니고 있었으나, 그것을 작품으로 만드는 힘은 다소 부족해보였다. 가능성을 자신의 현실로 만들어가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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