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가격은 ‘하나’라 생각한다. 실제로 마트나 편의점 등에 가면 특정 상품에 하나의 가격이 제시되어 있다. 전자상가나 인터넷을 통해 쇼핑하려 할 때, 독자들은 어떤 행동을 하는가? 분명 한 푼이라도 싸게 제공하는 상점을 찾아 발품을 팔거나,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해 가장 싼 가격으로 제공하는 사이트에서 상품을 구매하려 할 것이다. 독자들은 갖고 싶어 하는 전자제품을 세일 기간 때까지 기다리는가? 또는 신문과 함께 오거나 인터넷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쿠폰이 발행되는 기회를 찾고 있는가? 혹은 조조할인을 이용해 영화를 관람하는가? 그렇다면, 독자들은 이미 동일한 제품에 가격이 달리 책정되는 현상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모든 소비자에게 동일한 가격으로 부과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이를 가격차별이라 부른다.

동일한 상품에 대해 가격차별이 이루어지는 이유는 해당 상품에 대해 지불하고 싶어 하는 금액이 서로 다른 소비자 그룹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판매자들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전자제품은 처음에 출시될 때 높은 가격이 책정되며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난 후에는 예전보다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를 기다린다. 소위 얼리어답터들은 높은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하루 빨리 신제품을 이용하려 한다. 이들은 대체로 지불하고 싶어하는 금액이 높은 소비자들이다. 반면, 가격이 하락할 때까지 기다리는 소비자들은 지불하고 싶어하는 금액이 상대적으로 낮은 소비자들이라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지불하고픈 금액이 서로 다른 소비자 그룹이 존재함을 판매자가 알고 있다면, 모든 소비자에게 동일한 금액으로 책정하는 것보다 지불하고픈 금액이 높은 소비자에게는 높게, 그리고 지불하고픈 금액이 낮은 소비자들에게는 낮게 구분하여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판매자의 이익을 더 높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은 소비자의 연령, 신분, 구매하는 혹은 이용하는 시간대, 지역 등 소비자들을 명백히 구분할 수 있는 경우에 발생된다. 청소년 할인, 군경할인, 조조할인, 택시 심야할증, 통신 및 전기사용의 심야할인, 바캉스시기의 바가지, 철지난 옷들의 바겐세일 등이 좋은 예이다.

가격차별이 발생하는 또 다른 이유는 해당 상품을 다량으로 소비하는 그룹과 소량으로 소비하는 그룹이 존재하는 사실을 판매자가 이용함으로써 발생하기도 한다. 독자들은 라면을 살 때 어떻게 사는가? 마트에 가면, 라면을 낱개로 팔기도 하지만, 5개로 묶어서 판매하거나, 박스로 판매하기도 한다. 낱개로 구매하는 소비자는 소량 소비자이며, 5개 묶음을 선택하거나 박스 채로 구매하는 소비자는 다량 구매자이다. 그런데 다량으로 구매하는 경우에 단가를 따져 보면 낱개로 구매할 때보다 낮은 경우를 발견하게 된다. 판매자들은 소비자가 다량 구매자인지 소량 구매자인지 알 수는 없지만 구분되는 소비자 그룹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용하여 많이 사는 소비자에게는 낮은 단가로 제공함으로써 더 많은 소비를 유도하여 자신의 이익을 더 높이려 하는 것이다. 중국집의 곱빼기, 놀이공원의 자유이용권, 스키장의 시즌이용권, 통신량에 따른 다양한 월이용료 등이 유사한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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