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조화하는 꿈 담아 환상의 하모니 만드는 토목인들

화요일 저녁 원흥관에선 귀가 즐겁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래를 합창하는 이들. 음악대학이 없는 우리대학엔 신선할 따름이다. 그 주인공은 건설환경공학과 합창단 ‘Civil Harmony(이하 시빌 하모니)’다. 교수, 학생 그리고 건설회사 등 토목업 종사자들이 모여 환상의 하모니를 만들어 내고 있다. 아름다운 하모니의 주인공인 한국 최초의 토목인 합창단 ‘시빌 하모니’의 연습현장을 찾았다.

 
학생 없던 합창단, 이제는 학생 위주로
‘시빌 하모니’는 원래 교수 그리고 학생들이 함께하는 합창단이 아닌 토목학회 회원들 위주로 결성된 합창단이었다. 2004년 서울에서 열린 제3차 아시아토목공학대회(CECAR)를 앞두고 조직위원장의 제의로 2003년 결성됐다. 행사 만찬에서 프로팀을 초청하기보다 학회 자체적으로 공연팀을 만들어 보는 것이 의미있지 않냐는 취지였다.

당시 이성철(건설환경공학) 교수가 직접 합창단을 조직하겠다고 나섰다. 그리고 해가 거듭될수록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게 되었다. 이제는 ‘시빌 하모니’ 단원의 1/3이 우리대학 학생으로 이뤄졌을 만큼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시빌 하모니’를 통해 선후배간의 돈독한 유대관계를 쌓고 현직에 있는 선배들에게 조언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토목학회 회원만으로 출발한 ‘시빌 하모니’는 토목공학도간 교류의 장이 됐다.

 
다양한 공연 통해 실력 뽐내
순수한 아마추어들로 이루어진 합창단이지만 그들의 열정은 대단하다. 토목의 날, 학술발표회 행사 등 다양한 대학토목학회 행사뿐만 아니라 여러 외부 행사 등에 참가하며 그 실력을 뽐내고 있다. 또한, 2004년 제1회 정기연주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매년 정기연주회를 개최하고 있다.
아마추어 합창단이 아닌 프로를 지향하는 합창단은 실력 역시 인정받고 있다. 아마추어 합창단 대회 5위를 차지기도 했다. 결성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은 합창단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다.

합창단은 토목공학도간 소통의 장
‘시빌 하모니’는 20대에서부터 60대에 이르기까지 토목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대한토목학회 회원들과 교수,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초기 토목학회 회원들로 이루어진 합창단이었던만큼 합창단에 들어 간 학생들은 나름 어려움도 겪었다.

신웅철(사회환경시스템공학4) 학생은 처음 합창단에 들어갔을 때 학부생들이 적고 어른들이 많아서 적응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하지만 분위기 자체가 교수와 학생, 선배와 후배가 아니라 공통의 취미생활로 모이다 보니 허물없이 어울릴 수 있었고 소속감도 많이 들었다고 한다. “처음 합류했을 때 함께 노래부르는 것이 생소하고 어려웠다. 합창은 자신의 볼륨 조절과 동시에 다른 이의 음을 들으면서 따라가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습을 거듭할수록 조화를 맞춰갈 수 있었다. 모두가 조화를 맞춰서 완곡을 했을 때는 온몸에 소름이 돋는다”고 즐거워 했다.

 
앞으로 이루고 싶은 두 가지 꿈
‘시빌 하모니’는 내년이면 활동한 지 10년째다. 이성철 교수는 10주년을 맞이하여 국제 합창 올림픽에 참석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비용 때문에 그 꿈이 무산될 위기에 놓여 있다. 이 교수는 “합창단이 큰 무대에서 설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안타까운 것이 사실이지만 국내합창대회에 꾸준히 참여해, 우리의 노래를 하는 것도 의미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 교수에게는 한 가지 목표가 더 있다. 바로 ‘시빌 하모니’의 전용 연습실을 만드는 것. 현재 마땅한 연습실이 없어 원흥관 세미나실에서 연습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성철 교수는 “정년퇴임이 10년 남았다. 내가 퇴임하기 전까지는 꼭 전용 연습실을 마련하고 싶은 것이 간절한 바람”이라고 말했다.
토목애소 자연과의 조화가 중요한 것처럼 합창은 사람사이 조화가 중요하다. 그런 의미를 지닌 합창단의 이름 ‘시빌 하모니’. 그들의 합창이 아름다운 이유는 자연과의 조화라는 토목의 꿈도 녹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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