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강(경영97졸) 동문
동국대학교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사학으로 1970년대 후반까지 연세대, 고려대와 함께 세칭 ‘3대 사학’으로 불렸다. 그러나 1970년대 중반 시작된 학내분규 및 종단분쟁이 1980년대까지 이어지면서 교세가 위축되었다.

하지만 2011년부터는 ‘제2 건학’ 운동이 동문을 중심으로 생겨나면서 총동창회, 모교, 재단, 종단이라는 4개의 수레바퀴, 즉 4륜동진(四輪同進)의 힘으로 옛 명성을 되찾는 데 노력하고 있다. 특히, 2012 전국대학 종합순위(중앙일보) 13위에 랭크되어 4륜이 노력한 성과가 점진적으로 나오고 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모든 매체를 살피더라도 문화, 예술분야를 제외하고는 두각을 보이는 분야가 뚜렷하게 없다. 불교학교라는 정체성도, 민족사학이라는 자부심도 잃은 지 오래다. 모교가 70년대 후반의 교세를 회복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재학생들은 공부하지 않았다. 더 노력해야 했다. 고3 수험생활을 마치고 모교에 입학했지만 정처없이 헤매고, 부질없이 떠돌아 다녔다. 그렇게 보낸 세월이 군대 포함해서 5년이었다. 재학생으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면학에 대한 동기부여와 더불어 관련 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둘째, 교직원들은 학생을 진정어린 마음으로 보살피지 않았다. 지방에서 올라와 세상 물정 모르는 나로서는 하숙집이나 기숙사 구하는 것조차 버거웠다. 그러나 누구하나 도와주는 사람, 관심 가져주는 사람은 없었고 스스로 잘 알아봐야 했다. 물론 지금은 소셜네트워크와 인터넷이 활성화되었지만, 대학관계자와 교직원들은 학생들에 대한 배려의 내용과 깊이에 진정성이 얼마나 있는지 스스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

셋째, 동문이라는 일체감을 느낄 수 있는 매개와 네트워크가 부족했다. 성공하거나 취업한 선배님의 조언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조차도 한 번도 없었거나, 졸업할 때까지 동기인 줄도 모르고 졸업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졸업 후에도 가끔 참석하는 동문회는 술퍼마시는 자리로 전락했고 다소 어색하기도 했다. 일체감을 느끼고 부족한 네트워크를 확대할 수 있는 건설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넷째, 교내 유무형의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여 집행해야 했다. 공용PC, 세미나실, 각종 장학금, 기타 지원사업 등이 모두 일부 몇 사람, 몇몇과에 집중되어 정말로 필요한 학생이나 학과에 배분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충분하지도 못했다. 교내 유무형의 자원들을 합리적인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부여하여 선택과 집중의 논리로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 및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하며, 이로 인해 소외되는 학생이 발생되지 않도록 챙겨야할 것이다.

다섯째, 모교발전을 위한 장기마스터플랜이 지속가능하고 실효적이어야 한다. 현재 수립된 장기플랜들이 과연 지속가능하고 실효적인가에 대한 전문가들의 검증과 수정작업도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동문의 한사람으로서 모교가 추구하는 건학이념에 걸맞은 동국대학교로 재탄생하는 것을 진심으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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