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정(교육학과) 교수
행동은 어떻게 ‘문제’가 되는가? 또 문제행동을 없애는 것과 긍정적인 행동을 가르치는 것은 어떤 것일까?

특수교육을 전공한 교수로서 나는 현재 장애학생의 다양한 문제행동으로 인해 힘들어 하는 교사와 부모를 대상으로 전문가 지원팀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의 접근은 학교와 가정에서 학생의 긍정적인 행동을 지원할수록 학생의 문제행동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는 신념에 기초한다.

또한 여기에는 학생뿐 아니라 교사와 가족에 대한 지원도 포함된다. 이들은 학생의 문제행동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또 다른 믿음은 모든 행동에는 ‘이유(혹은 기능)’가 있고 그 행동의 ‘진짜 기능’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은 문제해결의 실마리라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어떤 행동 자체가 ‘문제행동’이 아니라 그 행동이 ‘문제’가 되는 상황이나 맥락, 혹은 환경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사실 문제행동은 학교 구성원 누구라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학급 안에서 일어나는 학생의 문제행동은 크게 교사의 수업이나 다른 학생의 학업 혹은 구성원간의 사회적 관계에 영향을 주는 방해행동과 남을 방해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학업 및 발달에 지장을 초래하는 문제행동으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문제행동에 대한 전통적인 접근 방식은 교사로 하여금 학생이 문제행동을 보이는지에 주로 관심을 기울이게 했다. 그러다보니 학생의 문제행동을 ‘없애기 위해’ 다양한 벌이 등장했고, 이는 문제행동을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없앨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다양한 윤리적 문제를 가져왔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학교의 관심이 ‘문제행동’과 ‘문제를 일으킨 학생’에게만 집중되게 했다. 또한 학생은 긍정적인 행동을 배울 기회를 얻기보다는 문제행동을 ‘들키지 않고’ 혹은 ‘형태를 바꿔가며’ 일으키는 방법을 학습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였다.
이런 경우 학교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학생에게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한 환경이 되기도 한다. 이때 학생이 보이는 문제행동의 기능이 ‘관심 끌기’인 경우라면 그 문제행동은 좋은 관심이든 나쁜 관심이든 간에 교사나 부모 혹은 또래 모두의 관심을 듬뿍 받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한다.

따라서 학생이 보이는 문제행동의 ‘진짜 기능’을 이해하지 못하면 지금 보이는 문제행동은 당장 없앨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그 기능을 대체하는 다른 형태의 문제행동이 다시 나타날 것임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새삼스러운 일이지만 최근 들어 학교에서 일어나는 학생들의 다양한 문제행동이 자주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러한 문제의 원인이나 배경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당장 이 문제를 없애기 위한 방안마련에만 급급한 것 같기도 하다. 문제행동을 좀 더 들여다보면 정작 문제는 다른 곳에 있는 경우가 많다. 문제행동을 없애는 것에만 초점을 두기보다는 정작 그 문제의 본질에 대해 이해하려는 노력의 선행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확인하게 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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