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대 김홍석(Magister과정 14학기)

▲신학대 김홍석(Magister과정 14학기)
요즘 우리나라 대학들은 사회적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실용적인 학문에 투자하여 경쟁력을 높이고자 한다. 반면에 철학, 신학 등과 같은 인문학에 대해서는 그 비중을 축소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신학에 있어 명성을 갖고 있는 하이델베르크 대학은 어떠할까.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신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김홍석 씨를 만났다. 그에게 한국의 사정에 대해 얘기하자, “여기도 속도는 느리지만 인문학이 위축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씁쓸해 했다. 독일에서도 시대적인 흐름상 소위 말하는 ‘인문학의 위기’는 어느 정도 있는 것 같았다. “독일 사람들이 갖고 있는 문화적인 특징들을 보면 전통적이고 고전적인 것에 관심이 많아요. 신학이나 철학에 대해 놓치지 않으려고 하죠. 취미로 철학을 공부했는데 제 전공보다도 더 깊이가 있다고 느껴질 때가 있어요.”

그는 독일에 온지 8년이 됐다. 독일 학문의 전반적인 특징에 대해 가장 기초적인 것을 중시하는 것이라 했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에는 고전적인 전통들이 살아있어요. 전통에 뿌리박고 있으면서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하죠. 구약 성서신학에 획을 그었던 ‘게르하르트 폰 라트’가 총장이었을 때 입었던 가운을, 후에 제 교수님이 총장이 되어 다시 그 가운을 입으면서 자랑하신 적이 있어요. 제가 한국에 있을 때 책으로만 접하던 사람들을 앞에 두고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 저명한 교수님들의 사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들이 꿈같을 때가 있어요.”

신학부 안에는 중세 신학, 성서신학, 역사신학, 종교철학, 실천신학 등 분과가 많고 그 과정도 다양하다. 석사과정을 마치려면 석사논문을 제출하고 학교 시험에 통과해야 하며, 또한 국가에서 주최하는 그리스어, 히브리어 등의 언어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신학대 내의 분위기도 사뭇 달랐다. 우리나라는 대체적으로 학교가 교단에 종속되어 교단 안에 신학대를 두고 있다. 교단이라는 틀 안에서 이야기가 오고 갈 수밖에 없기에 교단에 대해 비판하거나 함부로 말할 수 없다. 반면에 독일은 그런 종속이 없었다. 교단에 종속되지 않은 자유로움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학문과 비판에 대해서 개방적인 자세를 갖추어 나가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