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과 유영환(경제학과 6학기)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는 수업시간에 질문과 토론이 활발하게 이루어집니다. 수업 중간에도 학생들이 자유롭게 질문하고, 교수님은 답해주시고. 거기에 대해 다른 학생이 또 질문하고. 토론이 벌어지죠. 수업 끝나고 나서도 잔디밭에 앉아서 수업에 대해서 얘기하고 토론해요.”
강의 중에 학생들이 질문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은 우리나라 대학과 상반된 모습이었다. 그러다보니 그 과목을 들어야 하는 모든 학생들이 그 수업에 몰려 보통 200명 정도가 듣는다.
“한국과는 다른 시스템이죠. 수강신청이 따로 없고 수업은 누구나 들어와도 돼요. 한 번은 10살짜리 아이가 들어온 것도 봤어요. 강의실의 문은 항상 열려있습니다. 출석체크가 없고 시험은 따로 신청을 해야만 응시할 수 있죠. 너무 많은 학생들이 함께 수업에 참여하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는데 그걸 보완한 것이 위붕(Ubung:연습)이에요. 10명~20정도 소그룹을 만들어서 수업내용을 심화해서 학습하고, 실전문제도 풀고 그러죠.”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졸업률은 꽤 낮은 편이다. 이는 학사 제도가 개편되면서 5년이 소요되는 학업을 3년 안에 수학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유영환 씨는 “공부 하다가 중단하더라도 충분히 살 수 있는 사회이기에 졸업률이 낮은 것 같아요. 노후를 나라에서 책임져 주고, 굳이 대학나오지 않아도 인정받으면서 일할 수 있거든요. 독일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처럼 특유의 독기나 악착같음이 많지 않은 것 같아요.”라고 전했다.
물론 독일도 우리나라처럼 실업률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지만 학문의 전당이라고 하는 대학에서 취업을 중점적으로 생각하여, 인턴제도, 스펙 쌓기 등에 열중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 대학생활이라는 낭만을 즐기며, 학업에 열중하며 공부하는 것이다. 독일은 개인주의가 강해서 자신의 의지대로 하는 것이 많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배우고 싶은 학문을 배우기보다, 사회가 원하는 학문을 배우는 우리들의 모습을 한 번쯤 되돌아보게 만드는 대학이었다.
손선미 기자
sunmi@dongguk.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