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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4.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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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크라테스적 교육방식과 살아있는 철학 가르치는 하이델베르크 대학교[특별기획] 해외 우수대학 취재-하이델베르크 대학

우리나라 대학 교육 중 가장 취약한 학문 중 하나가 바로 철학이다.
‘나는 어떤 삶을 추구하는가’, ‘앞으로 나는 어떤 방향으로 인생의 길을 걸어가야 하는가’와 같은 철학적 고찰은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한 번씩은 하게 된다. 비록 유망한 직업 전망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학생과 교수 모두 철학에 관심을 쏟고 있으며, 철학과의 입지가 굳건한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이 밖에도 하이델베르크 대학은 독일 4대 의과대학 중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고 있다.

   
▲600년의 전통을 가진 고풍스러운 중앙도서관. 독일 내에서 가장 오래된 도서관이자, 독일에서 가장 많이 중세시대의 고문서를 보유하고 있다.
철학과 낭만이 숨쉬고 있는 중세 도시 캠퍼스

   
▲신학대학임을 보여 주는 학생교회
하이델베르크는 중세시대 건물을 둘러볼 수 있는 독일의 유명 관광지다. 하이델베르크에서 가장 주된 산업은 관광산업. 하이델베르크 성은 해마다 수 백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중세시대 공기를 담고 있는 하이델베르크는 대학의 도시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가지고 있다. 바로 독일 명문 대학이자 최고(最古)의 대학인 하이델베르크 대학이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정식 명칭은 루프레히트 카를스 하이델베르크 대학(이하 하이델베르크 대학)으로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 주 하이델베르크에 있는 연구 중심의 국립 종합대학교이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은 신성로마제국(Holy Roman Empire, 962~1806) 시대에 세 번째로 설립된 대학으로, 1385년 10월 23일, 교황 우르반 6세(Urban VI, 1378~1389)의 승인을 받아 선제후(Elector Palatine) 루프레히트 I세(Ruprecht I, 1309~1390)가 설립했다. 정식 명칭인 ‘루프레히트 카를스 하이델베르크’의 ‘루프레히트’는 대학 창립자, ‘카를’은 19세기 초에 제2의 창립자라 할 정도로 대학을 부흥시킨 군주의 이름이다.
학교 건물을 비롯해 하이델베르크 성, 학생 감옥, 카를 테오도르 다리 등 중세 시대 건축 양식을 간직한 건축물들은 관광객으로부터 낭만을 느끼게 한다.

중세분위기와 자유롭고 개방적인 현대 교육

하이델베르크 대학은 중세시대에 농업지역이였던 하이델베르크를 학문과 예술의 전당으로 부흥시켰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중앙도서관은 독일 대학 내에서 가장 오래된 도서관이자 가장 좋은 도서관으로 여러 번 선정된 바 있다. 학교 건물들은 몇 번의 보수공사를 거쳤지만 600년이라는 세월은 보는 이로 하여금 중세시대에 온듯한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은 중세시대부터 다양한 연대의 학교 건물들로 구성되어 있다. 고풍스러운 중세 분위기의 외관과는 다르게 실험실, 멀티미디어실 등 내부는 정밀한 기계들과 현대적인 시설로 이루어져 학생들이 학업을 하는 데 모자람이 없어 보였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은 교육을 함에 있어 학생들의 자율과 책임에 큰 비중을 둔다. 학생들 역시 교수의 강의에 의존하지 않고, 책, 논문 등 자료 조사를 통해 지식을 넓히기 위해 노력한다. 이는 강의 방식에서도 나타났다.

   
▲국내 학생과 외국인 학생의 학사업무를 해결해 주는 학생처
강의 방식은 크게 수업과 세미나가 있으며, 수업은 큰 강의실에서 150~200여 명 정도가 교수의 강의를 듣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며, 포괄적인 내용을 주로 강의한다. 세미나의 경우, 강의에 비해 심화된 주제를 다루며, 학생은 교수가 선택한 주제를 보고 세미나를 선택한다. 세미나는 주로 20~25명의 학생들이 참가한다. 교수와의 토론과 학생들의 프레젠테이션 발표가 주를 이루며,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학생들의 공부 방식도 자율적이었다. 학생이 직접 듣고 싶은 강의를 선택하고, 학교는 신청한 대부분의 학생들이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강의를 개설했다. 학생들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게 하기 위해 학교가 제도적으로 힘 쓴 결과, 평소에도 많은 학생들이 도서관에서 공부한다. 학생들은 도서관, 잔디밭, 카페 등 책을 펼 수 있는 공간에서 자유롭게 공부한다. 독일 특유의 자율과 책임이라는 분위기 속에서 학생들이 학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학문의 어머니, 철학을 중시하고 있는 교육제도

독일은 맥주의 나라이기도 하지만 수 많은 철학자들을 배출한 철학의 나라이다. 이는 독일이 철학을 중요한 기초 학문이라고 생각하는 배경과 함께 하이델베르크 대학이 철학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한국에서 철학과는 학문구조조정의 주된 대상으로 꼽혀 정원이 줄고, 저조한 취업률로 학생들의 무관심 대상이지만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선 전혀 그렇지 않다. 4명의 교수가 있고, 전체 학생 수가 약 1천 명, 석사 학위 이상의 조교가 12~15명이다. 독일에선 교수 뿐만 아니라 조교도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교수는 강의와 연구에 모두 열중한다.

   
▲철학과 도서관 및 역사학과 건물
철학과 학과사무실장 Dr. Manfred Berg는 “철학과는 현재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타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입시지원율을 보이고 있다”며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철학과를 소개했다. 그는 독일 대학 철학과들이 모두 중요하지만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철학과가 특히 유명한 것에 대해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철학자들을 배출한 것을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유학생들 역시 철학과를 많이 선택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철학과는 학생들이 철학에 흥미를 느끼게 하기 위해 비철학과 학생들을 위한 강의를 개설한다. 교수는 ‘인간의 뇌 연구를 철학적인 관점에서 고려해 보는 것’, ‘인생을 살면서 무엇을 해야하는 지’와 같은 기본적인 도덕, 모두가 이해할 수 있으면서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한다. 철학과 학과사무실장 Dr. Manfred Berg는 “학생들이 철학을 학문의 어머니라고 생각하고 철학에 대해 공부하기 때문에 참여도가 높다. 주제에 따라 자연이나 생물학, 의대생 등 자연계열 학생들도 많이 듣고 있다”고 학생들의 철학에 대한 관심을 전했다. 철학이 발전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강의, 학생들의 철학에 대한 관심이 있었던 것이다.

독일 최고의 의대, 신입생 때부터 실전 교육 실시

   
▲만하임에 위치한 의과대학 병원의 전경 모습
하이델베르크 대학은 1386년 10월, “Facultas medicinae(의과 교원자격)”이란 이름으로 의과 대학을 설립했다. 하이델베르크 대학 의과 대학(이하 의대)의 첫 공식적인 강의는 1388년에 시작됐다. 2007년에 하이델베르크 대학은 그동안의 훌륭한 교육과정을 인정받아 독일의 학과 특성화 정책인 ‘Elite University’에 의학, 생물학, 법학 등이 선정됐다. 하이델베르크 대학 의대 연구 성과는 교수들의 노벨상 수상으로 나타났다. 생리학자인 Albrecht Kossel, 의료 시설인 DKFZ의 전 과장인 Harald zur Hausen 등의 의대 교수들이 의학 계열에서 노벨상을 받았다.

현재 하이델베르크 의대는 독일에서 유일하게 두 개의 의과대학병원(하이델베르크 의과대학병원, 만하임 의과대학병원)을 산하에 두고 있다. 올해 1차 국가고시 성적에 따르면, 하이델베르크 대학의 두 의과대학병원이 독일 1,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성적이 우수하다.

   
▲하이델베르크 의과대학 병원에 응급차가 들어오는 길
의대에는 46개의 특수 학과와 15개의 병동이 개설됐으며, 17개의 학과에 8개의 의료 기관이 있다. 효율적인 의료 진료를 위해 총 1만 1천여 명의 직원이 힘쓰고 있으며 그 중 1,400여 명이 교수와 의사다. 2, 800여 명의 의대생들이 재학 상태로 교육 받고 있으며, 350명의 학생들이 의대 학위를 수여했다.
오늘날 하이델베르크 대학 병원은 유럽 전체에서 가장 큰 규모를 지닌 병원이자 가장 유망한 의료 센터 중 하나로 주목 받고 있다. 그 바탕에는 훌륭한 환자 관리와 교육이다.

의대는 입원 환자와 퇴원 환자에게 모든 질병에 대해 획기적이고 효율적인 치료 방법을 제공한다. 최첨단 장비를 보유한 현대식 건물들은 중환자들이 가장 높은 국제적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며, 특수한 의료 부서간의 근접함과 상호 연결성은 의료 학문 간의 협력을 만든다. 이는 환자가 최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해 주는 효과를 나타낸다.

   
▲의대와 협력관계를 맺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독일암연구센터
의대와 협력 관계를 맺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독일 암 연구 센터(German Cancer Research Center)는 새로운 형식의 치료법 발전과 환자들의 이익을 위한 빠른 치료 방식을 추구하고 있다. 환자들에게 최상의 의료적 관리를 우선시하므로 의료진과 의과 대학 학생들은 높은 수준의 훈련을 받는다. 2004년, 하이델베르크 의대는 보스턴의 하버드대학과 학부교육과정을 함께 연구하여 공동으로 학부시스템을 만들었다. 학부 시스템은 1학년 1학기 때 의대신입생들이 바로 해부학실습장에서 실습을 하는 것으로, 본·예과 과정이 분리되지 않는다. 학생들은 예과과정에서도 학과수업과정과 병원 실습프로그램을 병행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다.

손선미 기자  sunmi@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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