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산업공학94졸) 동문
100 - 1 = 0, 100 + 1 = 200

얼마전 팀 회식에서 나이 이야기가 나왔다. 대학교를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내가 대학에 입학한 해에 태어난 팀원이 생겼다. 사람들은 내가 나름 IT분야에서 오랜 기간 살아 남았고, 지난 17년 간의 회사생활을 유지한 힘을 묻는다. 하지만 연차가 늘어나고 직급이 올라갈수록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 사회생활인 것 같다. 과연 성공적인 사회생활이 무엇인가 자문해 보았지만 명쾌하게 답을 내릴 수 없었다. ‘열심히 하면 돼’라는 상식적인 말만 늘어놓기 일쑤였다. 그런데 지인의 추천으로 왕중추의 ‘디테일의 힘’이라는 책을 읽었다. 그 책을 읽으면서 무릎을 탁 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평소에 생각했던 단어가 그 안에 있었다. 바로 디테일이었다. 디테일이란 규칙에 따라서 정직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또한 전문성을 기르고 꾸준함을 통해서 자기 발전을 이루는 것이다.

내가 신입사원 때 한 선배가 ‘다 되었다’고 생각되는 순간 한번 더 보라는 조언을 했었다. 그 조언을 지금도 기억하고 어떤 일을 하던지 한번 더 체크했고, 컴퓨터로 작성한 자료라면 꼭 출력을 해서 검토했다. 또 욕을 먹더라도 정직하게 말하고 행동하려고 애를 썼다. 그것이 내가 한 일의 실수를 줄였고 꼼꼼한 사람, 맡길 만한 사람이라는 소리를 들었다. 또 지금까지 꾸준히 IT관련 공부를 하고 강연을 듣고 있다. 그것이 지금 나의 위치를 만들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은 힘이 있는 사람,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한국 사회에서는 그것이 더 통한다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역시 마지막에 웃는 사람은 디테일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사람들은 조급증 때문에 디테일을 애써 무시한다. 꼼수를 부리고 급행을 찾는다. 내가 일하는 IT 분야가 더욱 디테일을 요구하지만 그 안에서도 눈가리고 아웅하는 것들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어느 순간에는 반드시 드러나고 모든 것을 잃게 된다. 100에서 1을 빼면 99가 아니라 0이 되었다. 그러나 조금만 더 집중하고, 조금만 더 참고, 조금만 더 정직하게 일을 할 때 100에서 그것을 더하면 200이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디테일을 얻을 수 있는가? 바로 훈련이 필요하다. 얼마전 공부 잘 하는 학생들을 조사하니 스트레스를 참는 지수가 높다는 연구 결과를 보았다. 선배의 꼰대 소리 같지만 요즘에는 참고 견디는 것을 모두 어려워한다. PC 부팅속도가 점점 빨리지는 것을 보면 참고 훈련 받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 시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성공하기 위해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절제하고 훈련받아야 한다. 부처님은 6년간 고행을 하셨고, 예수님의 제자들은 3년 동안 제자 훈련을 받았다. 그냥 얻어지는 것은 나의 짧지 않은 인생에서는 없었다. 있다면 그것은 거짓말이고 술수일 뿐이다. 이 가을에 우리 모두 조금 더 훈련받고 성장하여 열매를 맺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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