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현(녹색성장위원회 전문위원)
지난 10월 20일 녹색기후기금(GCF) 2차 이사회에서 이사국들의 투표로 사무국의 인천 송도 유치가 결정되었다. 유력한 후보 국가였던 유럽의 독일과 스위스 등 5개 경쟁국을 따돌린 결과였다. 그 간의 우리나라가 유치한 소규모 국제기구나 국제기구 지역사무소와는 차원이 다른, 대규모 국제기구를 유치하게 된 것이다.

녹색기후기금은 개발도상국들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적응사업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기구이다. 기후변화의 영향이 가속화되고 있는 현재의 추세를 감안하면 앞으로의 규모와 중요성이 아시아개발은행(ADB), 세계은행(WB)과 견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90여 개국을 회원국으로 하는 국제금융기구로 사무국에는 수 백 명이 근무할 것으로 예상되며, 매년 기금조성을 늘려 2020년부터는 매년 1천억 달러 규모로 기금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번 유치는 단기간에 걸쳐 진행된 유치전의 성공이라기보다는 우리나라가 지난 4년간 전 세계를 향해 ‘저탄소 녹색성장(에너지와 자원의 소비를 줄이고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훼손하지 않는 방식으로 경제성장과 발전을 추구하는 성장형태)’의 모델을 제시하고 솔선수범한 노력을 인정받은 결과라 생각한다. 때문에 더욱 값지다고 할 것이다.

또 이번 기금 유치는 우리나라가 주도한 녹색성장 논의의 여러 결실 가운데 하나이다. 지난 10월 23일에는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가 서울에서 창립총회를 가지고 국제기구로 공식 출범하였다. 글로벌녹색성장기구는 전지구적 문제인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해 개도국에 녹색성장 추진 경험과 기술을 전수하는 것에 그 목적을 두고 있는 단체다. 또한 국내에는 지난 3월 녹색기술에 대한 연구와 국제적인 전파를 담당할 녹색기술센터(GTC-K)가 설립되어 현재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국제기구인 녹색기후기금과 글로벌녹색성장기구가 우리나라에 모두 위치함으로써, 녹색기술센터(GTC-K)와 함께 ‘그린 트라이앵글’을 완성해 국제사회가 지속가능하고도 포용적으로 발전할 든든한 토대(platform)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국제사회에서의 리더십 확대 및 우리나라가 얻게 될 유·무형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3개 기관간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게 하는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는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는 농업과 경공업이 주력이었던 가난한 나라에서 IT와 중공업을 발전시켜 불과 30여 년만에 전 세계가 놀랄 만한 경제성장을 이룬 ‘한강의 기적’이라는 스토리가 있다. GCF 유치와 더불어 그린트라이앵글의 완성은 대한민국의 이름에 전 세계인이 기억하는 스토리가 또 하나 생긴 것이다. 지금까지의 성공이 우리나라만의 성장을 위한 것이었다면 이제는 당당히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아니 녹색성장의 허브이자 리더로 최대한의 역할을 다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부터는 녹색성장의 전문가로 활약할 우리 대학생들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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