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원 교수
우리는 물건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항상 대가를 지불했을까? 지상파 방송, 지하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가지(無價紙), 인터넷 포털, G마켓 등 오픈마켓, 신용카드 등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아마도 우리는 앞서 언급한 것들을 이용할 때 한 번도 돈을 낸 적은 없었을 것이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왜 여러분들에게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할까? 이러한 전략은 기업이 여러분들과 같은 소비자를 다른 거래대상에게 무기로 사용하기 위함이다.

지상파 방송, 무가지, 인터넷 포털과 같은 미디어기업들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보다는 광고주 등과 같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다. 시청률이 높을수록, 무가지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특정 포털을 클릭하는 사람들이 많을수록, 해당 미디어기업은 광고주들에게 매력적으로 인식되고, 광고주들은 당연히 높은 금액의 광고료를 지불할 용의가 있다. 신용카드 회사들은 이용자에게 무료로 신용카드를 이용하게 하는 대신, 가맹점들에게 수수료를 부과하여 수익을 창출한다. 비슷하게, G마켓, 11번가 등 오픈마켓 사업자들은 소비자들에게 무료로 이용하게 하지만, 오픈마켓에 입점한 상점들에게 수수료를 책정하여 수익을 추구한다. 신용카드 이용자나 오픈마켓 이용자가 많을수록 신용카드 회사는 가맹점들에게, 그리고 오픈마켓 사업자들은 입점 상점들에게 수수료를 높게 부과할 수 있는 힘이 커진다.

이와 같이 상호연결을 필요로 하는 둘 이상의 구분되는 집단을 대상으로 이윤을 창출하는 사업자들을 플랫폼이라 부르며, 이들이 활동하는 시장을 양면시장(two-sided market)이라 한다. 플랫폼은 서로를 필요로 하는 고객집단에게 거래가 성사되도록 기회를 제공하거나, 적어도 한 집단을 다른 집단에 접촉할 수 있도록 한다. 양면시장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교차 네트워크 외부효과다. 앞서 예로 들은 미디어기업, 신용카드 회사, 오픈마켓 사업자들의 소비자 면(side)의 규모가 클수록, 다른 면에 있는 광고주, 가맹점, 입점 상점들이 부여하는 가치는 높아진다. 이에 따라 일반적으로 양면에 서로 다른 가격이 매겨지는 차별이 존재한다. 미디어기업이나 신용카드 회사는 소비자와 광고주 혹은 가맹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가 다르기 때문에 각 면에 다른 가격이 부과되는 것은 타당할 수 있지만, 클럽의 경우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함에도 여성고객들은 무료로, 남자고객들은 유료로 입장하는 가격차별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최근 양면시장 특성을 활용한 흥미로운 경쟁이 Apple과 Google간에 진행되고 있다. Apple은 선두주자로 iOS라는 모바일운용체계에서 구동하는 애플리케이션들을 많이 확보하여 iOS가 탑재된 iPhone, iPad 등 디바이스들을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다만 Apple은 자신이 인정하는 앱개발자들에게만 iOS 코드를 이용하도록 하는 폐쇄정책을 사용한다. 반면, Google은 후발주자로 자신의 모바일운용체계인 Android의 코드를 공개하여 누구라도 Android용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할 수 있는 전략을 채택하였고, Android가 탑재된 모바일기기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독자들은 Apple과 Google 중 어떤 전략이 승리할 것이라 예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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