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불 스님(국제선센터장)
불교는 궁극적으로 부처가 무엇인지, 마음이 어떻게 생긴 것인지, 진리가 무엇인지를 스스로 깨닫자는 것이다. 배워서 이해하는 것과 스스로 깨달아서 밝게 아는 것은 현격한 차이가 있다.
종교적인 상식과 지식을 가지고 진리에 접근할 수 있는 방편은 될지언정, 진리를 체험할 수 있는 깨달음을 얻을 수는 없다. 빛이 없는 지옥의 어둠까지도 밝히고 깨뜨릴 수 있는 지혜광명(智慧光明)을 얻어야, 비로소 깨달음의 인연이 열릴 수 있다.

지혜광명을 밝히기 위한 수행 방법 중에 옛날부터 수 많은 조사들이 체험하여 제일 좋다고 한 것이 선수행이며, 후기 수행법 중 가장 수승(殊勝)한 것이 간화선(看話禪)에서 말하고 있는 화두(話頭) 공부다.
이 화두 공부는 승속(僧俗)을 불문하고 어떤 곳에서든 할 수 있다. 진정한 불사(佛事)는 불성(佛性)을 깨우쳐 부처가 되려고 하는 믿음을 내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화두를 들고 의심하여 큰 의심을 타파하고 지혜광명을 얻는 것이다.

‘부모로부터 몸받기 전의 본래면목이 무엇인고?’라는 화두를 예를 들면 이것은 스승이 학인(學人)에게 의심하도록 하는 문제를 제시한 것이다. 깨달음에 대한 간절함과 스승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내어 의지해 오는 사람에게 화두 공부를 시키는 것이지, 아무에게나 허용하는 것은 아니다. 일단 시작한 화두 의심은 어떤 일이 있더라도 끝까지 타파해야 하며, 꼭 스승을 찾아 해결해야 한다.

화두 공부는 의심을 일시적으로 가라앉히는 공부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어리석음을 제거하는 공부다. 그만큼 힘들고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좋은 스승을 만나 공부하게 되면 오래지 않아 끝낼 수 있다. 이것은 조사님들의 말씀으로도, 또 그동안 화두 공부를 한 수많은 학인(學人)들의 체험으로도 드러난 사실이다.
종교 중에서도 진리에 가장 바르고 분명하게 다가갈 수 있는 종교가 불교이며, 불교의 가치 중에도 핵심이 선이다. 간화선(看話禪), 즉 화두(話頭) 공부를 해야 하는 명분이 바로 여기에 있다. 보다 지혜로운 믿음을 통해 밝은 내일을 기약하고, 바르게 정신을 가다듬어 불조(佛祖)의 말씀을 믿고 실천할 때 틀림없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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