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검은 천이 깔려있는 동국관(L301) 앞은 심각한 표정의 교수와 학생들로 암울하고도 답답한 분위기.
  안건조차 제대로 상정하지 못해 말다툼을 벌이고 있는 교수회의장 밖에서는 출입을 제지당한 학생들이 검은 리본을 단채 ‘이제는 교수님들이 앞장서야 할 때입니다’ ‘저희는 교수님들을 믿습니다’ 등의 피켓을 들고 ‘공동대책위 구성’등을 절절하게 외치고 있었다.
  교수들은 경위보고를 통해 “안보ㆍ보안을 다루는 관계 부처에 힘닿는 대로 연락하고 있으며 행정혁신을 위한 후원회 구성의 고려와 함께 재단측에도 대학예산확보에 주력해 주기를 부탁했다” 또 “학생측에서는 공동대책위구성을 제안했다”고 말한 뒤 서둘러 회의장에 들어가 있던 기자들과 외부인을 쫓아내기에 급급.

  비밀스런 토론에 들어간 교수들은 “총장과 이사장의 구속은 형평에 어긋나는 처사일 뿐 아니라 구교를 위해서는 우선 총장과 이사장의 구명이 선행돼야 한다.”
  “복받치는 감정을 억누를 수 없으며, 수업거부에 대한 오보를 낸 중앙일보에는 정정기사를 요구해야 한다” “안건상정도 없이 하는 회의가 무슨 회의냐?”등의 탁상공론과 “안건은 뭘 잘했다고 올리는가? 사과문을 발표하고 명예회복에만 주력하면 되지”등의 반박발언으로 학생들의 기대와는 점점 멀어져 갔다.
  정작 중요한 공동대책위 구성은 사회자의 입에서 채 나오기도 전에 몇몇 교수들의 “애들하고 무슨 일을 하겠다는 거냐” 등의 반대로 순식간에 말살되고, 참다못한 학생 60여명은 끝내 교수회의장으로 뛰어들었다.
  서둘러 회의장을 빠져 나온 교수들은 허겁지겁 자가용으로 뛰어가고, 교수대의원들은 교수회의실로 도망치듯 들어간 후 문을 잠갔다.
  학교 밖으로 빠져나갈 길을 찾아 캠퍼스를 돌아다니다 정문으로 몰려나오는 교수들의 차를 막고 있던 학생들은 “공대위 구성하여 동악을 되살리자”며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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