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제자 11명 프로진출 일군 농구부 서대성 감독 인터뷰

▲서대성 감독
“동국! 동국! 동국!”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일명 ‘헐떡고개’를 오르내리는 학생이라면 한번쯤은 우리학교 체육관에 울려 퍼지는 응원소리를 들어봤을 것이다. 그리고 호기심에 한 번쯤 체육관에 들어갔다가 농구에 매료된 이도 적지 않을 듯하다.

지난 3월부터 약 6개월간 펼쳐졌던 2012 대학농구리그가 막을 내렸다. 올 시즌 농구부는 정규리그 5위의 성적으로 리그를 마감했다. 이같은 기록은 지난 시즌에 비해 2계단 상승한 것. 게다가, 졸업생 3인방 김윤태, 김종범, 강창모가 모두 프로진출에 성공했다. 올 시즌 우리대학 농구부는 가장 재미있는 경기를 펼친다는 평가를 받으며 엄청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그 중심에는 부임 5년차인 서대성 감독이 있다. 2008년 이후 꾸준히 제자이자 후배들의 프로진출을 도모했다. 그 결과, 한 해 2~4명의 졸업생 대부분이 꾸준히 프로무대에 진출했다. 끊임없이 유망주가 나온다는 ‘화수분 동국대 농구부’의 서대성 감독을 만났다.

돼지쓸개를 웅담으로 믿었던 청년
서 감독은 과거 우리대학에서 가장 뛰어난 플레이를 펼치던 선수 중 한명이었다. 서 감독이 선수로서 뛰었던 기간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대학교 3학년 시절 연대와 공동 우승했던 순간. 사실 그 우승에는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고려대와의 경기를 하루 앞둔 날, 감독님은 서 감독을 특별히 호출하여 꼬깃꼬깃 접힌 종이에 웅담을 싸서 건네셨고, 그 다음날 서 감독은 펄펄 날았다. 결과는 우리대학의 우승. 하지만 20년 후 알고 보니 그 날 감독님이 선사한 선물은 웅담이 아닌 돼지 쓸개였다고 한다. 긴장한 선수의 심리상태를 파고든 감독님의 비책이였던 것이다.

▲올 8월 전국남녀종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 후 선수들이 서감독을 헹가래 하고 있다.
올 시즌 성적비결은 ‘스카우트’
농구부는 지난해 7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번 시즌엔 5위의 성적을 거뒀다. 서 감독은 스카우트의 성공 덕분에 좋은 경기력을 담보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1학년인 이대헌, 서민수는 뛰어난 선수다. 이런 선수들이 이제 우리학교에 오고 싶어 한다. 프로진출하는 선배들이 늘었고 농구부 선수가 사범대 소속이라는 것이 장점이다”며 스카우트의 비결을 설명했다. 농구부는 올시즌 이같은 든든한 신입생 두 명과 졸업을 앞둔 김종범, 김윤태의 시너지 효과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신-구 선수들의 조화 덕분인지 우리 대학 농구부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안정된 경기력을 보여줬다.

▲김종범 선수
때론 선배같이, 아버지같이
서 감독은 본인을 선생님이나 감독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학교 선배라고 생각한다. 그는 선수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기보다는 운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자기 역할이라고 했다. 그래서 무조건 감독이라고 모든 것을 끌고 가려고 하기보다는 선수들이 무엇이든 하고 싶은 생각을 가지게끔 노력한다. 감독으로서 가장 중요시 하는 것은 ‘동기 부여’다. 하지만 한창 혈기왕성한 청춘들을 대하는 것은 사실 쉬운 일만은 아니다. 마음을 못잡는 선수들은 선배처럼 충무로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허심탄회한 얘기도 나눈다. 동기부여를 위해 여자친구를 소개시켜주려고 한 적도 있었다. 이처럼 감독보다는 때론 선배처럼, 때론 아버지같은 모습을 서 감독은 보여주고 있다.

서 감독은 “선수들에게 단순히 농구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선수들이 올바른 인격체가 되게끔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가 생각하는 감독의 역할은 단순한 코치가 아닌 성실성, 도덕성같은 부분까지도 지도하는 것이다. 그것이 서 감독이 생각하는 대학 농구부의 존재이유다.

▲김윤태 선수
프로된 3인방 초심으로 돌아가라
올 시즌 우리대학 농구부는 드래프트에 참가한 3명의 선수가 모두 프로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서 감독은 벌써부터 구단에 합류하여 바쁜 일정을 소화해 내고 있는 신인 3인방 김윤태, 김종범, 강창모 선수에 대한 진심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학교는 선수가 안 좋을때도 돌봐주는 어떤 가족적인 분위기가 있다. 설령 무슨 잘못을 했다하더라도 어떻게든 끝까지 끌고 가려고 한다. 하지만 프로는 다르다. 이제부터는 그동안 해왔던 농구를 다 잊어버리고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 그렇게 죽기 살기로 해서 우리 대학 출신선수가 날개를 펴는 것을 보고 싶다.”

서 감독은 리그 내내 열심히 응원해 준 학생들에 대한 감사인사를 잊지 않았다. “이번에 시상식 때 우리대학이 별다른 상을 받지 못했는데 응원상을 받았다. 이기기를 바라는 사람이 많으면 이길 확률이 높아진다는 말이 있듯이 그런 점에서 많은 힘을 받은 것 같다. 그동안 응원해준 학생들 굉장히 고맙고 감사하다. 그 힘을 받아서 내년에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강창모 선수
한편, 이번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8순위로 지명받은 김윤태(KGC 인삼공사) 선수는 동대신문과의 통화에서 “서대성 감독님이 부임하던 해에 입학해서 졸업까지 함께 했다. 감독님이 절 믿고 기회를 주셔서 프로진출이 가능했다”며 “프로 가서도 초심 잃지 말고 운동하라던 말씀을 잊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서대성 (1964년 출생, 1983년 경영학과 입학, 1987년 졸업)
주요활동 및 수상내역
△ 삼성전자(1993년 은퇴) △동국대 코치 △안양고 감독 △금호생명 감독-동국대 감독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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