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의 그날까지 희망을…

참교육 쟁취투쟁 주제로 교사체험 그려
무거운 주제와 달리 진솔한 웃음 머금게 해

  참교육 운동이 전교조 결성과 합법성 쟁취투쟁을 근간으로 그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일단의 연극계에서도 교육현장을 주제로 한 공연을 올리고 있어 세간의 폭넓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노문연 소속 극단 ‘한강’에서 지난 18일부터 이대앞 신선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는 연극 ‘마지막 수업’은 그중 하나인데 무거운 주제와는 달리 보는 이로 하여금 진솔한 웃음을 머금고 관람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눈길을 끈다.
  극단 ‘한강’은 지난 88년 창단되어 창단기념공연으로 노ㆍ사간의 대립을 그린 ‘대결’을 선보인바 있고 정기공연 외에도 노동자를 대상으로 한 연극 등을 자주 공연해왔는데 이번 공연은 특히 4년간의 교사생활을 경험한바 있는 연출가 박제홍씨가 직접 극본까지 맡아 일선교사로서의 일상적 체험과 고민들을 극중에 적절히 표출해 이 연극의 진실성과 감동을 더해주고 있다.
  우열반 편성으로 인해 우등생(?)인 다른 아이들과 분리되어 학교에서 조차 낙오자로 낙인찍힌 소위 돌반아이들을 가르치는 진선생(정진영分(분))을 중심으로 이극은 진행된다.
  친구를 위하기보다는 대학가는 묘약만을 중시하는 학교에 환멸을 느끼는 아이, 출세하기 위한 공부는 하기 싫다며 등교를 거부하는 아이들.
  순수한 교육적 열망을 가지고 있지만 방황하는 아이들에게 구체적 대안을 제시할 수 없는 진선생의 모습에서 개별적으로 고립된 지식인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

  더욱 깊어지는 아이들의 방황은 담배와 대마초의 흡연으로 이어지고, 급기야 음독자살을 기도하는 등 걷잡을 수 없이 깊어만 가고, 진선생에게는 전교조 가입권유가 들어오게 된다.
  이에 때를 맞추어 ‘교직의 신성함’을 앞세운 장학사의 회유와 압력이 시작된다.
  출세를 위한 공부, 이를 통해 가진 자의 편에 서도록 만드는 교육의 황폐함에 위기의식을 느낀 진선생은 끝내 동료교사와 함께 전교조분회 결성식을 거행하게 된다.
  형사의 손에 끌려가면서 교문 앞에서 가진 마지막 수업.
  자신의 이름을 안타깝게 외쳐 부르던 아이들에게 “희망을 잃지 말라”는 당부를 하며 이 극은 막을 내린다.
  현 교육의 현실에 반항하고, 방황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려내는 데 있어 자칫 산만하기 쉬운 진행상의 어려움은 배우들 개개인의 성숙된 연기력으로 극복되어진다.
  또한 아이들에게 대한 교육적 열망과 애정은 어떠한 고난에도 굴하지 않고 끝내 사회적 실천을 통한 사랑으로 승화된다는 사실은 적합한 음향의 부족과 간혹 보여지는 조명의 미숙함으로 생기는 아쉬움을 충분히 메꾸고도 남을 만큼의 감동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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