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가는 말 퇴임교수

원교수 쥐 연구 45년,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평생 일관해

  雨中(우중)임에도 거리는 환하다. 한낮에 찾아간 곳은 복지회관에 위치한 작은 휴게실, 먼저 알아보고 빙그레 미소 짓는 元(원)교수의 얼굴엔 어딘지 스승이라는 엄격함보다는 따스함이 흐른다. 따끈한 엽차가 실내의 분위기와 썩 잘 어울린다. “그냥 덤덤해, 특별한 감회랄 것도 없고 평상시와 같지 뭐.”하며 마치 막내딸에게 말을 건네듯 다정스레 퇴임소감을 밝힌다.
  국민학교 때 박물교사로 봉직해있던 부친의 영향으로 파브르와 같은 위대한 곤충학자가 될 것을 꿈꿨다는 元(원)교수는 35년도 만주에 소재하는 黑死病(흑사병)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滿鑄防疫硏究所(만주방역연구소)’에서의 연구생활을 시작한 것을 기화로 전공인 포유동물학 ―특히 쥐의 연구―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쥐의 연구만도 45년간 해온 元(원)교수는 62년도에 만주와 한국에서 조사 연구한 재료를 정리하여 ‘만주와 한국산 쥐의 생태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해서 日本(일본) 九州大學(구주대학)에서 농학박사학위를 받았다.

  本校(본교)에는 지난 59년도에 부임하여 23년간 奉職(봉직)해왔는데 元(원)교수의 좌우명이기도 한 ‘할 수 있다’라는 신념은 元(원)교수로 하여금 평생을 연구생활에 전념하도록 했으며 또한 쓸모 있는 인간이 되고자 노력하는 元(원)교수의 생활신조가 되기도 했었단다.
  “항상 미래를 희구하는 것이 젊은 세대들의 특권이므로 교육의 이념 또한 단순한 이론의 습득이 아닌 全人完成(전인완성)을 기할 수 있는 교육이 되어야 함을 항상 생각한다”며 교육자로서의 책임감에 대해 한마디 덧붙이기도 했다.
  건강관리는 몇 해 전까지는 테니스를 쳤는데 요즘에는 하루 2~4km씩 도보를 즐긴다며 걷는 것만큼 건강에 좋은 건 없다며, 고개를 끄덕인다.
  앞으로도 학부와 대학원에 출강할 예정이며 연구 활동도 계속할 거라는 元(원)교수는 “‘할 수 없다’가 아닌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자신감을 갖고 일에 임하면 반드시 성공하게 되어있지.”라며 기자와의 작은 만남에 매듭을 지었다.
  밖은 여전히 비가 내리고 있다. 元(원)교수의 앞날에 건강을 기원하며 몇 개 안되는 계단에 발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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