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철(경제94졸)
어느덧 졸업을 한 지도 많은 시간이 지나고 사회생활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반복된 생활에 젖어 있다 보니 과거를 돌이켜 볼 만 한 여유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나는 지금도 학교라는 곳과 완전히 연을 끊지 못하고 있어 친구들에 비해서는 후배들의 생활이나 생각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지만 그 또한 나 혼자만의 착각이 아닐까 한다.

돌이켜 보면 나의 대학생활은 참 무미건조했던 것 같다. 특별한 동아리 활동도 하지 않았고 특히 군대라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을 핑계로 수업도 소홀히 했다. 그럭저럭 군대를 다녀와서는 예비역들이 다 그러하듯 취업을 해야 한다는 현실 앞에 취업준비에 모든 정열을 쏟아 부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이 또한 나만의 기억으로, 내 동기들은 인정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졸업과 동시에 운 좋게 취업을 하고 한 번의 이직을 통해 현재의 회사에서 지금껏 근무하고 있다.

우리나라뿐만이 아닌 세계적인 현실이 다 그러하겠지만 요즘은 참 취업하기가 어려운 듯하다. 지금 내가 근무하고 있는 곳만 해도 능력으로 보면 나보다 월등할 것 같은 친구들이 계약직이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참 아프다. 그 또한 경쟁이 심하다고 하니 우리 회사라는 작은 조직에서의 일로만 치부할 수는 없는 것 같고, 졸업을 목전에 둔 학생들 뿐 아니라 대부분의 학생들이 고민하는 바일 것이다.

교수님들 덕분으로 모교에서 강의를 할 수 있는 기회로 일주일에 한 번 학생들을 만나온 지도 어느 덧 6년째가 되는 것 같다. 무언가 지식을 전달하기에는 많이 부족하겠지만 선배로서 후배들을 만나는 즐거움도 있고, 부족한 경험이나마 많이 들려주고 내가 겪은 시행착오를 후배들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 인간적으로 후배들과 소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러나 현실은 나의 바람과는 조금 거리가 있을 때가 있다. 취업이라는 무거운 현실 때문이겠지만 내가 학교를 다닐 때와 비교하면 요즘 학생들은 공부를 참 열심히 한다(어쩌면 나 자신만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물론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본래 대학이라는 곳이 전문적인 지식을 쌓고 사회생활의 준비를 하는 기관이라는 점은 인정한다. 그러나 문제는 공부가 전부가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대학생 만이 누릴 수 있는 다양한 경험, 폭 넓은 인간관계 등, 졸업과 동시에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그러한 경험을 가능하면 많이 해 보도록 권하고 싶다. 꼭 무엇을 위해서라기보다 이러한 경험들이 자신이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큰 자산이 되리라 확신하기 때문이다. 학교 역시 겉으로만 드러나는 하드웨어의 발전도 좋지만 대학이라는 본래의 취지에 많는 다양한 소프트웨어적 방안들을 마련해서 학생들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모습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우리 동문들만 외치는 ‘명문 사학 동국’이 아닌 누구나 인정하는 ‘명문 사학 동국’이 되기 위해서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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