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댕~댕~” 낮 12시, 범종은 어김이 없다. 학교 전체를 감싸 안는 듯한 종소리는 우리의 마음속에도 편안함을 안겨준다. 타종 행사는 12시부터 10분간 이어진다. 일정간격으로 12번을 타종한다.
옛부터 타종은 중생으로 하여금 모든 번뇌에서 벗어나 깨달음을 얻게 해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종소리의 진원지인 범종은 만해관 옆, 정각원 앞에 위치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희망 타종’에서는 재학생들 중 타종을 희망하는 신청자를 받아 타종의식을 거행한다.

범종은 여타 다른 종들과는 달리 화려함보다는 단아함으로, 웅장함보다는 친숙함으로 우리를 맞이한다. 타종 행사에 직접 참여한 오은규(사학2) 학생은 “처음에는 생각보다 큰 소리에 놀랐지만 종을 열두 번을 치는 동안 점차 종소리가 기분 좋고 신비롭게 느껴졌다”라고 그 소감을 밝혔다.

본래 타종의식은 교직원 중심의 행사였다. 하지만 참여를 희망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2010년 재학생에게까지 확대됐다. 타종 행위의 의미도, 종소리가 주는 깨달음의 깊이도 배가 되었다. 재학생, 교수, 행정직원들 모두 타종행위가 주는 깨달음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외국인 유학생들도 타종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타종을 지켜보던 노르웨이 출신 교환학생 아이릭 군은 “저렇게 큰 종이 있다는 사실도 놀랍지만 종소리의 울림이 대단하다”며 “온 몸을 울리는 진동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타종이 단순한 행위를 넘어 우리 대학만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여름의 푸념이 자취를 감췄다. 어느덧 가을이다. 혹시 우린 처음의 각오나 목표와 멀어지진 않았는지. 그래서 깨어있는 처음을 떠올려야 한다.
낮 12시 동국의 종소리가 더욱 고맙게 들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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