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2020.7.1 13:37

동대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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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든든한 큰 언니, 배우 김정난(연극영화 96졸)동문 인터뷰빛을 발하는 ‘ 그녀의 품격 ’

   
 
“사람들은 나한테 모든 걸 가졌다고 하더라, 하지만 난 당신이 전부였거든” 신사의 품격 이른바 ‘박민숙 어록’ 중 하나다. 부동산 재벌이지만 사랑 앞에서 한없이 순수했던 박민숙은 40대 뿐만 아니라 2~30대 여성들에게도 깊은 공감을 얻으며 주말 밤을 설레게 했다. 박민숙을 연기했던 김정난 동문은 아직 그녀에게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 듯 했다. 동대신문이 김정난 동문을 만났다.

끼 많던 소녀 배우가 되다
김 동문이 연기자의 길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은 친구들의 권유 때문이다. 고3 때까지 그녀는 원래 성악을 전공했다. 하지만 음대에 진학하기에는 집안의 형편이 여의치 않았다. 때마침 친구들의 권유로 연극영화학과 진학을 결심하게 되었다.
김 동문은 고등학교 시절 이미 교내스타였다. 교내 아나운서, 체육대회 사회자뿐만 아니라 애국 조회 때는 학생 대표로 노래를 했다. 선생님들과 주변 친구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되었다.

학군단보다 커야 했던 인사 소리
우리대학 연극영화학과는 엄격한 규율로 유명했다. 때문에 신입생 김정난은 힘든 날도 많았고 우는 날도 많았다. “그때 우리과는 거의 군대 같았다. 한 사람이 잘못하면 전체 기수가 다 혼났다. 우리과 연습실 바로 앞이 학군단 건물이었는데 학군단보다 인사소리가 작으면 선배들에게 엄청 혼났다. 또, 워크숍 할 때는 약속 시간에 조금만 늦어도 연출이 죽일 것처럼 달려들었다.” 하지만 김 동문은 이 같은 규율에 어느정도 수긍했다. 연극은 단체 생활이 강조되는 작업인 만큼 단독행동이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 당시 과할 정도로 거칠었던 교육 방식은 개선돼야 하지만 규율을 강조하는 엄격한 교육은 필요하다고 덧붙인다.

교정안에서 추억을 쌓다
힘들고 고달픈 날들의 이면에는 아름다운 추억들도 있기 마련. 김 동문의 학창시절 역시 마찬가지다. 기합과 집합으로 인해 우는 날도 많았지만 지금도 잊지 못하는 즐겁고 행복한 날들도 많았다. “동기들이랑 워크숍 공연하는 것도 너무 즐거웠고, 끝나고 나면 기수 위 오빠들이 집에 데려다 주면서 같이 노래부르며 가던 일도 너무 재밌었다.”
또 한 가지. 그녀에겐 잊지 못할 추억의 장소가 있다. 지금은 리모델링으로 사라졌지만, 바로 원흥관 앞 커다란 나무다. “옛날에 (유)준상이 오빠랑 미스터 투라는 그룹의 멤버 였던 (박)선우 오빠랑 매일 같이 그 나무에 있었다. 그 버드나무 밑에서 맨날 앉아서 기타 치고 노래 부르고. 그 버드나무는 참 사연이 많은 곳이다. 공연하다가 선배들한테 혼나면 거기서 서로 부둥켜 안고 울고. 그리고 괜히 그 버드나무 밑에서 공대 애들한테 잘 보이려고 폼 잡기도 하고. 아무튼 그 버드나무가 문뜩 생각이 난다.”

연기 스승 안민수 교수를 만나다
김 동문에게 우리대학이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그녀는 ‘내 연기의 원천은 동국대’라고 표현했다. 무엇보다 기초를 강조하는 우리대학 연극영화학과의 커리큘럼은 “어디를 가든 참 기초가 탄탄한 배우”라는 칭찬을 들을 수 있게끔 했다. 그녀는 대학시절 줄곧 기초와 연습을 강조하던 안민수 교수님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기초를 잘 배웠기 때문에 다른 것들을 차곡차곡 쌓아둘 수 있었다. 안 교수님의 교육방식이 기초를 다지는 데에 있어서는 최고였다. 그러다 보니 어디를 가든 기초를 아주 잘 배웠다는 소리를 들었다”며 배우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중의 기본인 발성과 발음이라 강조한다. “발성이 좋더라도 발음이 안 좋으면 웅얼웅얼 하는 것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배우라면 이 두 가지는 필수로 갖춰야 해요.”
그녀는 2학년 재학 중에 KBS공채 탤런트시험에 덜컥 합격했다. 이병헌, 손현주 등이 김 동문의 공채 동기다. 김 동문 역시 연예활동과 학업을 병행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 연예 활동과 학업을 병행하는 후배들에게 김 동문은 “후배들이 꼬박꼬박 학교에 나올 수 없는 상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하지만 학교에서 기초를 제대로 다지지 않고 현장에 오면 불안하고 위태로울 수 있다. 학교에서 기초를 충분히 다지고, 공연도 몇 편 해 보고 그러면 더 자신감도 생기고 겁도 더 나게 된다”며 무엇보다 기초가 다져져 있어야지만 자신이 경험하는 것들이 다 내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박민숙, 여성을 대변하다
대학시절 탄탄히 다져놓았던 기초가 빛을 발하고 있는 걸까. 김 동문은 지금 데뷔 이래 최고의 전성기를 맛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얼마 전 성황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신사의 품격’이 있다. 까칠하고 도도하고 권위적인 캐릭터였던 ‘박민숙’이 큰 인기를 얻은 비결은 무엇일까? 김 동문은 그 이유를 ‘공감’이라 말한다.

“우리나라 여자들은 가슴속에 쌓인 것이 많죠. 그런데 이 많은 것을 가진 여자 앞에서 잘생긴 꽃 중년들이 맥을 못 춰요. 그리고 날려주는 멘트가 기가 막히잖아요! 얼마나 통쾌하겠어요. 그러면서 대리만족을 느끼는 거죠. 또한 다른 부자들과는 다르게 이 여자는 자기가 돈을 어떻게 쓸지도 알고 돈의 개념과 가치를 너무나 정확히 알고 있어요. 그만큼 여자에게 미모 같은 것들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도 잘 알고 있고. 그야말로 정말 어른스러운 여자죠. 하지만 그런 여자도 정말 만국의 딜레마인 사랑 앞에서는 어쩔 수가 없죠. 사랑 앞에서 이 여자도 나약한 여자이고 인간인거에요. 돈은 있지만 사랑은 정답이 없는 거니까. 그런데서 같은 인간으로서 연민을 느끼지 않았을까요?”

동대신문이 불러주니 최근 본인의 인기를 실감하겠다는 얘기를 건네던 김정난 동문. 대학시절 추억을 얘기하는 동안 얼굴 가득 행복한 미소를 잃지 않았다. 후회없는 학창시절을 보낸 그녀이기에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더 특별하지 않을까. “대학에 들어와서 신나게 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을 거다. 그래도 그냥 노는 것에 집중하는 것보다는 공부하는 것과 노는 것을 명확히 구분할 줄 아는 그런 대학생들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앞으로 갈 비전에 있어서는 처절하게 노력하고 또 놀 때는 미친 듯이 놀고 . 그동안 했던 공부에 지쳐 20대 초반에 빈둥빈둥 놀면 나중에 분명 후회할 수 있다.”

드라마 ‘각시탈’의 백작부인과 ‘신사의 품격’의 박민숙이 같은 배우였냐는 질문이 가장 짜릿하다는 김정난 동문. 변신의 귀재답게 앞으로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타날지 기대된다.

   
 

김정난 (본명 김현아, 1971년 출생, 1990년 연극영화학과 입학, 1996년 졸업)

주요활동 및 수상내역
△KBS 연기대상 신인상(1993) △KBS 내일은사랑(1994) △제30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여자신인 연기자상(1994) △KBS 왕과비(2000) △MBC 여우와 솜사탕(2002) △KBS 저 푸른 초원위에(2003) △KBS 금쪽같은내새끼(2005) △KBS 위험한사랑(2005) △타짜(2006) △KBS 연기대상 일일연속극부문 우수연기상(2008) △KBS 너는내운명(2009) △ KBS각시탈(2012) △SBS 신사의품격(2012)

 

김지원 기자  kjw@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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