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금융론 팝니다” “미적분 삽니다” 지난 주 학생 커뮤니티 사이트 디연(DYEON)은 전공도서 경매장을 방불케 했다. 하루에 많게는 100여건에 달하는 책들을 거래하려는 게시글이 올라온다. 일정한 시장가격도 생겼다. 보통 정가에 비해 50%~70% 정도 싸다. 전공서적 사고팔기는 개강초기 대학가의 가장 익숙한 풍경 중 하나다.

전공도서 나눔 행사는 오프라인에서도 한창이다. 총학생회 학생복지위원회에서 준비한 ‘개강맞이 책 벼룩행사’가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됐다. 중앙도서관에서도 발행한지 20년이 지난 제적도서를 500원이라는 동일한 가격으로 4일부터 14일까지 판매했다. 각 학과 학생회들도 전공도서를 싼 가격에 소속 학과 학생들에게 제공했다.

중앙도서관 제적도서 판매행사에서 논문과 서적을 구입한 김덕영(법4) 양은 “구하기 힘든 논문을 공짜로 소장할 수 있어서 좋았다”며 “평소에 관심 있는 분야이지만 전공과 관련되지 않은 도서는 가격이 부담되어 구입하기 힘든데, 이번 행사를 통해 500원이라는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학생들에게 매우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고 앞으로 이런 행사가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배에게 책을 물려받은 정혜선(법2) 양은 “전공서적이 비싼데 값싸게 얻을 수 있어서 좋다. 선배들이 쓰신 책을 물려받는 뿌듯함도 있다”고 말하며 나중에 자신의 책도 원하는 후배들에게 물려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3~4만원을 호가하는 전공서적은 대학생들에게 분명 부담이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들은 자연스럽다. 그 중에서도 1~2만원에 팔 수 있음에도 선뜻 후배들에게 책을 물려주는 선배들의 모습은 정겹다. 책을 사고파는 것보다 배운 것도 나누고 공유하려는 그들의 자세를 먼저 배운다. 새 학기의 시작이 흥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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