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세훈(교육학94졸) 동문
작년 ‘유아인’이란 배우를 널리 대중에게 알려준 영화 ‘완득이’, 시청률 40%에 육박하며 전국적인 인기를 끈 드라마 ‘오작교 형제들’의 ‘황국수’, 숱한 화제를 낳은 K팝 스타의 ‘이미쉘’ 등. 여러분은 이들의 공통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마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들 모두 다문화 배경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주위에 이미 많은 외국인들이 같이 살고 있으며, 조금 과장하자면 이젠 어디에서나 쉽게 외국인을 만날 수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130만 명에 이른다. 초중고에 재학하는 다문화 학생은 작년말 기준으로 총 3만 8,678명이며, 국내 전체 학생의 0.55%을 차지하고 있다. 초중고 ‘학령인구(學齡人口)’는 연평균 약 22만 명이 감소하는 반면 다문화 학생은, 매년 6,000명 씩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런 추세라면 2014년에는 전체 초중고 학생의 1% 수준이 될 전망이다.

이는 이제 우리나라가 이미 다문화 사회의 문턱을 넘어선 상황으로서, 싫든 좋든 한국이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문화 사회’의 도래에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아마도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과제는 초중등학교에서 다양성을 존중하는 다문화 교육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어릴 때부터 나와 다름이 나쁜 것이 아니라는 점, 누구나 편견과 차별 없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다문화 학생만이 아닌 일반 학생들도 함께 배워야 한다.

이런 상황을 감안할 때 지난 3월 정부가 발표한 ‘다문화 교육 선진화 방안’은 매우 의미가 있다. 다문화 학생이 다니는 초중고에 영어권 국가의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처럼 ‘한국어 교육과정(KSL, Korean as a Second Language)’을 정규과목으로 만들고, 방과후학교 등에는 다문화 학생과 일반 학생이 함께 배우는 이중언어 교육프로그램도 강화되는 등 초중고 학교 현장에서 다문화 교육이 보다 강화될 전망이다.
우리는 단일민족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왔다. 단일민족에 집착하는 것은 인종과 민족, 문화의 경계가 무너져가고 있는 글로벌 시대에 적합하지 않다. 정부는 이미 2007년 초중고 교육과정을 개정하면서 단일민족을 제외하였다.

그러나 아직 한국사회는 ‘다문화’에 대해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는 지난 6월 국회의원 자격 논란에 휘말린 ‘이자스민’ 의원 논란을 경험했다.
이를 통해 우리사회는 다문화 배경을 지닌 국회의원을 배출하였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유럽의 많은 나라는 외국인 주민이 10%를 넘고 미국은 30%가 넘는다. 우리나라도 2020년경이면 5~10%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인정하며 사회통합을 실현해야 선진국이 될 수 있다. 우리 모두가 ‘다양성을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학습할 때이다. 다름은 틀린게 아니라, 재능으로 키워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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