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로 쓴 생활주변의 계수놀이

주관이나 인간성과도 잘 타협하지 않아
잘 다루면 사회는 과학화되고 명랑해

  며칠 전 某處(모처)에서 考試出題(고시출제)를 의뢰받아 출제 수당으로 4백93만원을 받은 적이 있었다.
  우리 日常生活(일상생활)에서 1ㆍ2ㆍ3원 따위는 별로 많이 쓰이지도 않고 쓸 때가 적은 편이다 정부산하 각 기관에서 지급되는 諸般(제반)수당이나 또는 우리가 내는 각종 요금, 金融機關(금융기관)의 이자계산 등에서는 또한 뺄 수 없이 꼭 따르기가 마련이다.
  우리가 흔히 끝자리 수나 소수점 이하의 수는 計數(계수)를 爲主(위주)로 하는 部門以外(부문이외)에서는 보통 소홀히 다루게 되기 쉽고 또 이것을 지나치게 다루면 어쩐지 부자연스럽고 딱딱한 인상이 풍기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計數(계수)가 때로는 정말 무서운 힘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다.
  我田引水(아전인수)격으로 計數(계수)를 이용하면 한이 없다. 작은 計數(계수)에 依(의)한 결과는 可否(가부)라는 兩極(양극)으로 끝을 맺을 때도 있다. 저 유명한 4捨(사)5入(입)의 개헌으로 인한 정치파동, 또 外交文書(외교문서)에 흔히 쓰는 99年(년) 云云(운운) 等(등)을 고사하고라도 우리 주변에는 計數(계수)의 놀이가 쉴 사이 없이 전개되고 있다.

  얼마 전 친지 K가 아직 分割登記(분할등기) 이전인 가옥을 ‘약 몇 평’으로 계약하여 殘金(잔금)지불 때 分割登記(분할등기) 완료한 서류와 교환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런데 垈地分割(대지분할)결과 한 평이 ‘약 몇 평’보다 늘어났다고 계약된 액수에 한 평 값을 첨가해서 내라는 성화에 기만원의 超過(초과)피해를 입게 되었다고 한다.
  計數(계수)는 항상 정확하고 신중하게 다루어져야 한다. 우리 工學徒(공학도)의 應力計算(응력계산)들에만 쓰이는 計數(계수)와는 별개의 計數(계수)가 우리사회에 쓰이고 있다는 것을 새삼 절실하게 느끼게 된다. 計數(계수)가 고정화되면 이것이 옳건 그르건 간에 시정할 수도 움직일 수도 없다. 우리 主觀(주관)이나 인간성과도 잘 타협되지 않는다.
  그러기에 세상에는 이 計數(계수)를 허위 조작하여 가장 진실한 사실인 양 公開(공개)되는 경우도 있고 僞善輩(위선배)는 사기협잡으로 교묘하게 이용하여 善意(선의)의 사람들을 괴롭히고 사회를 어지럽히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렇게 사용되는 計數自體(계수자체)에는 책임이 없다. 즉 이것을 다루는 사람에게 따라 善用(선용)도 惡用(악용)도 되는 것이다.
  소위 計數(계수)에 능하다는 말이 요즘 많이 쓰이는데 이것은 數理的(수리적), 조직적이면서도 事理判斷(사리판단)이 빠르고 과학적 두뇌의 소유자를 의미하는 것이리라. 올바르고 眞實(진실) 正確(정확)하게 이 計數(계수)가 다루어지면 사회는 과학화되고 좀 더 명랑해 질 것이며 社會惡(사회악)을 제거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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