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강원의 교수내용 총망라

  우리 佛敎界(불교계)는 해야 할 일이 너무도 많다.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그만큼 벅차고 복잡하다. 이에 못지않게 새로운 韓國佛敎(한국불교)의 건설을 지향하는 너 熱意(열의)도 대단하다. 그 의욕이 너무 외곬로 치솟아서 현실과 조화가 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적지 않은 부작용을 惹起(야기)시킬 것이다. 여기서 차분한 自省(자성)이 필요하고 스스로의 內面(내면)을 反照(반조)하는 자세가 있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韓國佛敎(한국불교)의 싱싱한 내일을 위하여 과거를 살펴야 하고 現在(현재)를 알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때에 우리 佛敎界(불교계)의 학문적 분야에서 慶賀(경하)할 收穫(수확)을 보게 되었다.

  금년 우리 大學院(대학원) 佛敎學科(불교학과)의 碩士學位(석사학위)를 획득한 李智冠(이지관)스님의 著述(저술) “韓國佛敎所依經典硏究(한국불교소의경전연구)”가 그것이다. 著者(저자)가 밝힌 바와 같이 本書(본서)는, 在來(재래) 韓國佛敎(한국불교) 所依經典硏究(소의경전연구)라는 책의 이름 그대로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韓國佛敎(한국불교)에 있어서의 講學(강학) 및 硏究(연구)의 대상이 되어 있는 諸經敎(제경교)를 모두 망라한 大著述(대저술)이라 하겠다. 종래 우리 불교의 講院(강원)에서 履修(이수)하는 敎科課程(교과과정)의 전반인 沙(사)미科(과)ㆍ四集科(사집과)ㆍ四敎科(사교과)ㆍ大敎科(대교과)ㆍ隨意科(수의과)에 있어서 그 敎科書(교과서)가 되는 初心(초심)ㆍ發心(발심)ㆍ自警(자경)ㆍ치門(문)ㆍ書狀(서장)ㆍ都序(도서)ㆍ禪要(선요)ㆍ節要(절요)ㆍ능嚴(엄)ㆍ起信(기신)ㆍ金剛(금강)ㆍ圓覺(원각)ㆍ華嚴(화엄)ㆍ傳燈(전등)ㆍ염頌(송)ㆍ法華(법화) 등의 내용이 자세하고도 친절하게 그리고 아주 치밀하게 서술하여 있다. 이 밖에도 한국불교의 특징이며 法脈(법맥)의 중심이 되는 禪宗(선종)과 修行者(수행자)의 規範(규범)인 戒法律儀(계법율의)(律宗(율종))와 또 우리불교의 내면을 깊숙이 흐르고 있는 淨土思想(정토사상)에 대해서도 金玉(금옥)과 같은 글을 담고 있다. 재래한국의 佛敎講院(불교강원)에서 敎授(교수)하던 敎科目(교과목)을 一目(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도록 한 점에서도 佛敎敎育(불교교육)에 관심 있는 斯學(사학)들은 물론 일반 기성인으로서도 必讀(필독)을 요하는 良書(양서)라고 할 것이다.

  佛敎界(불교계)를 지도하며 생활하는 우리나라의 스님들은 과연 무엇을 배우고 어떠한 것을 공부하며 연구하였는가 하는 것을 알려주는 좋은 入門(입문)이 되고 지침서가 된다고 하겠다.
  10여년간 講院(강원)에서 學人(학인)을 講授(강수)한 著者(저자)이기도 하지만, 하나하나의 문제에 史的(사적)인 考察(고찰)과 아울러 저술자와 참고서와 內容(내용)의 槪要(개요) 및 字數(자수)까지도 밝혀서 書誌學的(서지학적)인 영역에 이르기까지 소상하게 다루고 있어서 그 勞苦(노고)가 여간하지 않았음을 엿보게 한다. 때 늦은 감이 있긴 하나 우리 佛敎界(불교계)의 在來(재래) 敎育機關(교육기관)인 講院(강원)에서 必須科目(필수과목)으로 삼고 있는 課程(과정) 全般(전반)의 敎科書(교과서)를 이토록 整然(정연)하게 成冊(성책)시켰다는 것은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다.
  구태여 玉(옥)의 티를 찾는다면 歷史的(역사적)인 面(면)에서 人名(인명)과 事件(사건)의 한두어 곳에 좀 더 適確(적확)한 考證(고증)이 있었으면 하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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