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간 전국일주, 삼천리 달린 심규철 군

우리 신문에서는 7월 8일부터 25일까지 18일 동안 자전거로 전국일주를 한 심규철(정보통신공2) 학생의 글을 싣는다. 서울에서 강원도 경상도를 거쳐 전라도 충청도까지 달린 여행 거리는 대략 1,630km, 하루 평균 95km를 달린 셈이다.

여행루트


 

   

 심규철(정보통신공 2)

난 꿈이 많은 사람이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경험하고픈 것도 많고 욕심도 많다. 꿈이 많기 때문에 난 그 꿈들을 보며 살아간다. 그 꿈들 중에 하나인 자전거 전국일주. 자전거로 우리나라의 국토를 일주하는 것, 이것은 지난 10년동안 내 머릿속을 간질이던 하나의 주된 주제였다.

그동안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학업에 치이느라, 대학교 1학년 때에는 술문화에 찌드느라 잠시 잊어버리고 있었지만 군대에서 생각한 많은 시간이 다시 내 꿈을 생각나게 하였다.

기회는 이번 여름방학이 마지막이었다. 물론 그 뒤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3, 4학년 때에는 학업에 치이겠고 그 뒤에는 직장, 또 그 후에는 가족 때문에 이렇게 여행을 할 틈이 전혀 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여유 있는 이번 여름방학이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준비를 시작하였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그냥 관광처럼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면서 하는 게 아닌, 말 그대로 전국일주를 하는 게 이번 여정의 목표다.

   
 

전라남도 땅끝마을에서

 

아직 가보지 못한 유명한 관광지는 나중에 차를 타고 올 수 도 있으므로 지금은 그냥 단순히 자전거와 내 다리의 힘만으로 우리나라를 한 바퀴 도는 것에 의의를 가졌다.

그에 따라 일정과 목적지 등을 결정하였다. 출발일은 7월 중순께로 잡았다가 장마가 온다는 말에 7월 말로 잡았는데 너무 더운 것보다는 차라리 비를 맞는게 낫다 싶은 마음에, 또 빨리 출발하고 싶은 마음에 7월 8일에 가기로 결정을 했다. 자전거 타이어에 펑크가 날 상황을 대비해 타이어를 때우는 법도 익혔다.

모든 준비를 끝낸 출발 당일. 가족들의 환송을 받으며 여행의 첫 발을 내딛었다.
처음 며칠간은 대화 할 친구도 없이 혼자 출발한 여행이라 쓸쓸했지만, 들르는 도시마다 군대 또는 사회에서 쌓은 내 인맥의 결과물들이 나를 환영해 주었고, 또한 혼자 하는 여행의 즐거움을 느낀 후로는 더 이상 쓸쓸하지도 않고 오히려 홀가분했다.

먹고 싶을 때 먹고, 먹고 싶은 것만 먹고, 쉬고 싶을 때 쉬고, 자고 싶을 때 자고, 출발하고 싶을 때 출발하는 이런 게 바로 혼자 하는 여행의 묘미이지 싶다.

그리고 도중에 나 말고 여행하는 사람들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여행을 하다 보니 나같이 혼자서 여행하시는 분들도 많고 2명 또는 그 이상 단체로 여럿이서 하는 분들도 많았는데 그 사람들과 어울려 밥도 먹고 이야기도 하면서 서로 격려를 해 주니 힘도 더 나는 듯 하였다.

물론 혼자 하는 여행이 힘들었던 적도 있다. 다쳤을 때다. 여행 4일째에 다쳐서 여행 끝날 때까지 엄청난 고생을 했었는데 그 당시엔 괜히 혼자 왔나 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정말 여행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많이 아팠지만 계속 견디면서 여행을 하다 보니 어느새 상처에도 적응이 돼서 순조롭게 여행을 끝마칠 수 있었다. 정말 아플 때 주위에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게 힘들구나 라고 절실히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견디고 여행을 끝마치니 더욱 보람있었다.

 

이번 여행을 다니면서 추천하고픈 곳을 꼽는다면 나는 땅끝 마을을 한번 가보라고 하고 싶다. 땅끝 마을은 정말 볼 것이 없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는 길의 멋진 경관과 바다들이 정말 좋았다. 또한 볼게 없다 뿐이지 그곳이 갖는 의의를 생각하면 거기를 꼭 들려야 한다.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생각해 보아도 그곳에서 찍은 사진을 보았을 때 가장 기억이 선명하게 났다. 남들한테 이야깃거리도 되고 말이다.

이번 여행을 하면서 느낀 점은 우리나라는 생각 이상으로 멋진 곳이 많다는 점, 그리고 아직도 발전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나라라는 점과 그러면서도 자연환경이 많이 보존되어 있다는 점이다. 거기서 나는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또 나 자신에 대한 믿음도 가질 수 있었다.

다들 뭔가를 할 수 있을 때 꼭 우리나라가 아니어도 혼자서 자전거 여행을 해보기를 추천한다. 정말 평생 잊혀지지 않을 여행이었다.

자전거 여행기 : blog.paran.com/skcskb
심규철(정보통신공2)

여행동안 탔던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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