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공정 본질 직시할 수 있는 기회

 

삼족오는 예로부터 용도 잡아먹는 신비의 새였다고 한다. 삼족오를 국조로 삼은 고구려의 위용은 과연 어디까지였을까? 고구려의 역사를 직접 만지고 느끼기 위해 중구청 고구려 탐방 장학으로 선발된 14명의 학생들과 본 기자는 5박6일의 일정으로 ‘고구려 역사 탐방’을 다녀왔다.

우리학교 ‘꿈틀꿈틀 고구려 탐방단’은 주몽이 부여를 떠나 고구려의 첫 도읍을 정한 것으로 추정되는 오녀산성 999계단을 오르는 것으로 답사를 시작했다. 2004년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후 일반인의 출입이 가능 하게 된 오녀산성은 고구려 성의 특징인 옹성구조가 잘 보존되어 있다.

옹성이란 문자 그대로 적군이 이곳에 들어오면 ‘독 안에 든 쥐’처럼 사면에서 공격을 받으며 밖으로 빠져나오기가 어렵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다. 이 구조는 성문이 적군의 공격에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게 하기 위해 성문 바깥에 항아리 모양의 성벽을 덧붙여 성벽을 이중으로 쌓아 방어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 수 천 년이 지난 지금도 완벽한 보존 상태를 자랑하는 옹성구조는 고구려인 특유의 견고한 성 축조술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오녀산성이 고구려 태동의 시초라면, 광개토태대왕비는 문화적, 정치적으로 찬란히 꽃피웠던 고구려 황금기의 상징이다. 고구려 백성들과, 정복과정을 통해 복속시킨 백성들 및 미래 후손들에게까지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광개토태왕비는 150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도 신비함을 넘어 신성함을 느끼게 한다.

자연석을 가공하지 않은 상태로 비문을 새긴 광개토태왕비는 아직도 살아 숨쉬며 고구려의 후예들인 우리를 품어주었다. 비를 바라보는 탐방단에게 윤명철(교양교육원) 교수는 “동아시아 문화의 코어(core) 역할을 당당히 해낸 고구려인들의 기상과 민족적 자긍심을 느껴보라”고 말했다.

한편, 탐방기간 동안 오녀산성, 광개토태왕비, 환도산성 등 훌륭한 우리역사를 바라보며 탐방단은 동북공정문제를 더욱 절실히 느꼈다. 이곳은 아직도 선조들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 한데 중국의 동북공정에 흔들리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동북공정은 단순히 고구려 역사를 자국사로 편입시키려는 문제가 아니라, 경제적, 지리적 가치가 높은 만주지역에 대한 한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더불어 아시아를 중화사상 중심으로 재편성 하려는 전략의 일환이기에 문제가 더 크다. 이번 탐방을 통해 동북공정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함을 절실히 느꼈다.

‘동북공정 문제에 대한 분노를 느끼면서도 어떻게 대응하고 준비해야 할지 몰라 답답해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란 탐방단의 질문에 “첫번째로 끊임없는 관심으로 역사를 바로 알고, 다음으로는 이번 탐방과 같이 직접 와서 보고 느끼며 스스로 역사를 해석해 보는 답사태도가 중요하다”고 윤 교수는 말한다.

탐방을 마무리 하며 류동일(경영4)군은 “다양한 학과의 학생들이 저마다의 시각을 모아 조금이나마 고구려에 대한 완성된 역사의식을 갖게 된 이번 탐방은 우리 모두에게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번 탐방은 앞으로 역사문제를 짊어지고 나가야 할 학생들의 의식 재조명에 견고한 발판이 되어 줄 것이다.


                     고구려유적탐방경로
 

① 심양 : 오녀산성, 백암산성
② 백두산, 금강대협곡
③ 집안 : 광개토태왕비, 광개토태왕릉,
장수왕릉, 국내성 성벽, 환도산성,
오회분오호묘
④ 단동 : 압록강, 본계수 동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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