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딪히고 다치면서 단단한 ‘기자’가 되겠다

‘계란으로 바위치기’
지난 신문사생활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이 말이 적당할 것 같다. 신문이 뭔지 알지도 못하면서 기자라는 꿈 하나로 겁도 없이 신문사 문을 연 순간부터 계란으로 바위치기는 시작됐다.

출입처를 배정받고 처음으로 하는 취재에서 나는 바위의 실체를 확인했다. 낯을 잘 가리고 숫기가 없었던 나였기에 처음 보는 사람에게 연락을 하고 취재를 해야 한다는 상황자체가 벽이었다. 취재원을 만나기만 하면 얼어붙기 일쑤였기 때문에 취재내용이 좋았을 리 없었다. 기본적인 육하원칙에 준하는 정보조차 제대로 알아오지 못해서 미흡한 취재내용으로 꾸지람을 듣고 보충취재를 해야 했다.

취재회의를 겪고 ‘이렇게 사람 앞에 서기 힘들어하는데 내게 맞지 않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기자라는 꿈에 대한 회의가 들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일에 무너져서는 안 된다는 오기가 생겼고 달라질 내 모습을 상상하면서 힘을 냈다.

‘국내 최초 불교학 영문학술지 발간’ 이라는 첫 기사를 맡았을 때 어떤 점을 취재할 지 어떻게 기사를 작성해야 할 지 눈앞이 깜깜했다. 하지만 끈질기게 영문학술지 발간에 대해 알아내려는 자세로 취재에 임했다. 또 기사를 쓰는 과정에서도 단어를 몇 번이나 바꿔보며 적절한 표현을 찾아내고 어색하던 문단 구성도 고쳐가며 기사의 틀을 갖춰나갔다. 첫 번째 기사 작성은 나에게 어렵고 힘든 일을 더 진득하게 물고 늘어져보는 끈기를 가지게 해줬다.

최근 가졌던 총동창회장과의 인터뷰는 일반학생들이 쉽게 가질 수 없는 기회이기에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 인터뷰 질문을 만들기 위해 자료를 찾고 알맞은 질문을 추려내면서 들뜨고 설레었던 기분이 잊혀지지 않는다. 인터뷰를 하면서 너무 떨려 총동창회장을 총학생회장이라고 부르는 실수를 하기도 했지만 값지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 추억은 앞으로 기자생활에 있어 든든한 버팀목이 될 것이다.

처음 신문사를 들어섰을 땐 '계란'같은 모습이었지만 앞으로 쉼 없이 나를 부딪히고 끈기있게 물고 늘어져 ‘바위’같은 정기자로 거듭날 것이다. 그리고 나를 단단하게 해줄 ‘계란으로 바위치기’는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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