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나은 대학생활을 위한 어프로치 ⑱

“소비 풍조에 위협받는 학생경제”
“텅 빈 호주머니론 우울해”
홍우 <경상대교수>
서창식 <무역과 2년>

  ―우리는 소비시대에 살고 있다. 대학사회도 어쩔 수 없이 그 풍조에 젖어들고 애매한 대학인은 시달리기 마련이다. 호주머니가 가히 든든하지 못한, 가난한 대학생들은 그래도 다방ㆍ술집ㆍ당구장을 찾아 나선다. 이렇게 쪼들리는 대학인의 경제는 어떻게 생각될까.
  ▲교수=우선 학생은 학문 탐구가 주목적이니까 학업을 보다 효과적으로 닦기 위해 용돈은 필요로 하겠지. 요즘은 오히려 학업에 태만해지는 방향에서 용돈이 쓰여지는 것 같아.
  ▲학생=흔히들 인간은 ‘경제적 동물’이라고도 하지 않습니까? 우리들도 準(준)사회인이겠는데,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독자적인 가계부가 설정되어도 괜찮을 것 같아요. 사정에 따라선 없이 지낼 수 있는 게 대학생 경제는 아니겠죠.
  ▲교수=그렇지만 아직 학생들은 經濟源(경제원)을 확보할 입장이 못 되니까 고작 부모들에게서 염출해 낼 뿐이야.
  그걸 가지고 원만한 경제행위를 하긴 힘들 수밖에―. 자연히 수입과 지출의 불균형에서 가난한 대학생이 되는 거지.
  ▲학생=물론 수지균형을 맞춰야 하겠어요. 부모들의 가계부엔 ‘자녀雜費(잡비)’겠지만 저희들 입장에서 보면 ‘주요生活費(생활비)’가 되거든요. 친구 만나서 차 마시고, 술집 당구장ㆍ극장… 이렇게 다니다 보면 어쩔 수없이 궁색해지죠.
  ▲교수=물론 시대조류나 환경이 전반적으로 그렇지만 지나친 소비풍조가 대학생 사이에도 성행해. 숱제 유흥비로만 용돈이 쓰이거든. 문제는 허용된 한도 내에서 지출의 서열 순위를 정하는 것이겠지. 책ㆍ학용품ㆍ차비 다음에 오락비의 순서같이 지출전반에 균형 있는 배려가 선행되어야 해. 학생에 따라서는 종종 이 순서를 뒤바꿔서 행사하는 사람도 있겠지. 그래서 문제가 생기는 게지.
  ▲학생=지나치게 사치하려니까 소비성향이 높아지고 엉뚱하게 과잉용돈이 필요로 되나 보죠.
  ▲교수=강의실에 들어가 보면 담배연기가 꽉 차 있는데 대개가 신탄진을 피워. 시골출신학생도 예외가 아니지. 고향의 부모님은 아마 파랑새나 금잔디를 피우고 있을 거야. 반이나 피다 버리면 다행이라 할까?
  ▲학생=다부분의 학생들이 생활태도가 확고하게 서 있지 않아서 그렇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한 학기 등록금을 강의 시간 수에 나눠 보면 한 시간 강의가 2ㆍ3백원이 되는데 “휴강합시다”하는 소리가 곧잘 나오거든요. 무언가 계산 착오가 우리 주변에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교수=빌려준 백원을 안 갚는다고 친구끼리 언쟁까지 별이면서 말이지?
  ▲학생=주머니가 텅 비었을 때 우울한 것만은 사실이에요. 동료들과 어울려 한 몫 끼려면 당장 주머니 사정이 넉넉해야 하거든요. 이 때 또 한 번 필요악으로 명실공이 원망과 환희의 대상이 되죠.
  ▲교수=고진감래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 제한된 용돈을 필요한데 쓰자면 어려운 일이지만 자기 나름대로 ‘아르바이트’를 하든지 하면 얼마나 떳떳하고 자랑스러울까.
  ▲학생=그게 마음대로 되지 않으니 탈이지요. 눈앞에 나타난 즉흥적인 일에 먼저 신경을 쓰게 되죠.
  ▲교수=학생들만 나무랄 수도 없어. 농촌이 소득 증대가 됐다고 하면서도 잘살지 못하는 것은 걸어 다니던 농부들이 버스라도 타고 다니는데 이유가 있을 거야. 어서 학생들이 중심이 되어 새 기풍을 이루어야지.
  ―대학인은 아무튼 궁색하고 인색하다. 검소할 필요도 있겠지만 좀 달리 알맞게 풍성할 순 없을까? 부모들의 가계부에 매달린 조건부 경제에 오늘의 대학생들은 조금은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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