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전 스케치

  恩石(은석)에서 東國(동국)까지 힘과 美(미) 겨뤄
  ○…‘뭉쳤다 동국인’ ‘슬기롭게 전진하자’라는 ‘캐치프레이즈’로 가을 캠퍼스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人和(인화) 단결 전진의 충화, 제1회 동국학원 체육대회—.
  운동장 준공 기념을 겸해 동국학원으로서는 처음 치룬 매머드 행사였지만 대체로 치밀했던 사전준비로 무난하게 대회를 끝마칠 수 있었던 것은 다행한 일. 학원 산하 국민학교서부터 대학까지의 온 동국가족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이번 체전은 성공적.
  ○…오전 9시 우렁차고 경쾌한 팡파르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각 급 학교의 화려한 입장식이 시작, 은석국민학교 어린이들을 선두로 명성여자중고교, 대동중상고교, 부속중고교, 본교의 순으로 젊은 힘과 묘기를 겨룰 7백여 건아들이 각 급 학교의 팻말을 든 명성여고생들의 안내로 입장을 끝냈다. 이때 운동장 건너편 도서관 옥상에서는 축포가 터지고 오색 풍선과 비둘기가 1만5천여 관중이 운집한 스탠드 위를 날아 가을 하늘을 뒤덮었다.
  특히 치렁치렁한 댕기머리에 한복차림을 한 명성여고팀이 스탠드를 돌아 본부석 앞을 지날 때는 박수갈채가 터졌고 부속중학교의 카드섹션은 <축ㆍ체전>을 수놓아 입장식의 화려한 무드를 최고조에 달했다.

  열렬한 응원ㆍ‘필드ㆍ게임’ 단연 인기
  ○…처음 갖는 행사치고는 대체로 준비나 진행이 무난했다는 게 임원이나 관중들의 평이었는데 아무래도 예행연습이 충분치가 못했던 탓인지 명성여중의 마스게임은 도중에 다소 혼선을 빚었고 게다가 중간에 음악까지 끊겨 학생들은 울상을 짓기도. 그때 관중석에서는 격려의 박수가 나와 마음들은 흐뭇했고 “전기 사정으로…”하는 진행자의 즉석 해명도 동국가족으로서 따사로움을 짙게 했다.
  ○…이날 대회는 경기 자체보다도 각 급 학교 특히 부속중고교와 대동중고교의 신나는 응원전과 민속무용 등의 ‘필드게임’이 단연 인기.
  남산 순환도로와 도서관 과학관 옥상, 멀리 공무원 교육원 옥상까지 구경인파가 덮였고, 몰려든 인파를 정리하던 봉사부원들과 수위들은 땀을 뻘뻘. 학점 엄포까지 놓아가며 응원연습을 해왔던 본교팀은 대동교와 부속교 사이의 코너 스탠드에 자리를 잡고 앉았으나 양쪽의 현란하고 열띤 응원세에 눌려 초반에 <기차박수> 몇 번 치다가는 나중엔 아예 그것마저 중지, 시종 침묵을 지킨 점이 아쉬웠다. 점심시간 때 대용식빵의 공급이 제대로 안 되어 웅성이며 수선을 떨었던 것은 대학생으로서는 “곤란했다”는 게 중평.
  그래도 홍갑사치마로 단장한 본교 여학생들의 부채춤은 실로 우아한 정경이었는데 동국인의 잔치에 구경 왔던 많은 타 대학 학생들은 동국학원의 위용과 전진자세에 자못 부러운 듯한 눈치였다.

  미소작전 실패한 여학생 강매작전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이면 으레 약방 감초격으로 얼굴을 내미는 게 商魂(상혼). 시골 국민학교 운동회날처럼 ‘인스턴트’상점이 경기장 주변과 캠퍼스 안에까지 마련되어 봉사(?)하기도. 그중에는 전자공학회에서도 한몫 끼어 목판행상을 했는가 하면 여학생회에서는 불우아동돕기와 여학생회 PㆍR을 위한 간이 <동국의 집>을 개설했으나 한마디로 엉성했으며 매상고도 신통찮았던 모양. ‘애교 있는 서비스’작전도 별 효과가 없자, 초조해진 여학생들은 나중에는 자기과 학생들을 찾아다니며 미소와 강매작전을 쓰는 촌극도 벌였다.

  노장선수 등장 당당 1위로 꼴인
  ○…경기에는 대동교가 응원에는 부속교가 우세했다는 이번 체육대회의 경기 중 눈길을 끈 것은 각 급 학교 교직원팀 4백미터 계주경기—. 응원이 신통치 못했던 명성팀도 응원에 열을 올려 스승의 출전을 축하하고 선전을 빌었다.
  부속고교에서는 배까지 나온 老長(노장)선수가 출전하여 관중의 눈을 의아하게 했는데 예상을 뒤엎고 1위로 골인하자 관중석에서는 또 한 번 박수갈채. 본교팀은 승부에는 아예 관심이 없는 듯 선수들이 신사복 바지에 맨발로 출전했으나 ‘폼’과는 달리 3위에 입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人和(인화)단결 통해 전진 또 한 번 다짐
  ○…개회식 때부터 내외인사들과 함께 본부석에 자리 잡고 앉은 蔡(채)이사장 金(김)총장도 동국가족이 한 자리에 모인 행사에 시종 미소를 띤 채 끝까지 참관, 인화 단결을 통한 전진을 또 한 번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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