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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굣길에 울고, 하굣길에 또 울고 …경사 많은 캠퍼스 특성상 사각지대 존재 … 장애인 지원시스템 마련해야
  • 김지연ㆍ김지연
  • 승인 2012.06.11
  • 호수 1528
  • 댓글 0

현재 장애학생들이 학교생활을 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지 본사 기자가 직접 휠체어를 탔다. 경사면, 장애우 전용 화장실, 엘리베이터 유무를 평가하며 학내를 이동해보았다. 이동 경로는 동대입구에서 상록원으로 가는 경우와 학림관에서 기숙사로 이동하는 경우로 구분했다. <편집자>

   
▲ 계단으로 인해 휠체어가 이동할 수 없는 곳은 차도로 이동해야 한다. 혜화관에서 만해관으로 이동하는 길은 차도로 통행하는 것이 불가피했고, 그 옆으로 지나가는 오토바이는 간담을 서늘케 했다.
경로1. 동대입구 - 상록원

동대입구 - 문화관
등굣길은 동대입구역 6번 출구에 내리자마자 학교에 갈 길이 막막하기만 하다. 에스컬레이터는 애당초 이용할 수 없다. 학생들이 “에스컬레이터 기다리는 줄이 길다”는 불평은 투정으로 들릴 뿐이다. 중문으로 향하는 경사로는 혼자 이동하기 미끄럽고 경사가 급하다. 타인의 도움이 없이는 이동이 불가능하다. 있는 힘을 다해 바퀴를 굴려보지만 제자리걸음이다. 문화관 출입문 앞에는 휠체어용 경사가 설치돼 진입이 어렵지 않았다. 어떻게든 혼자 힘으로 가보겠다고 힘껏 바퀴를 굴리느라 얼굴이 땀에 젖었다. 문화관에 들어섰지만 더 이상 이동할 수는 없었다. 엘리베이터가 없었기 때문이다.

문화관 - 사회과학관ㆍ경영관
문화관 출입문을 나와 매점을 지나 바깥쪽에 위치한 사회과학관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진이 다 빠진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학생들이 많다. 휠체어가 자리를 너무 많이 차지하는 것 같아 눈치가 보이기도 한다. 새로생긴 엘리베이터 덕분에 이동은 편리했다.

혜화관 - 만해관
그나마 혜화관은 나은편이다. 혜화관에는 계단과 경사면이 있고 양쪽 끝에 장애인용 화장실이 있기 때문이다. 만해관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주로 혜화관에서 만해관으로 가는 길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다리를 건너야 한다. 하지만 만해관으로 가는 길은 너무나도 멀고도 험했다. 다리 끝에는 계단이 있었다. 바퀴가 더욱 무거워진 것 같다. 차가 다니는 도로를 돌아서 가야했다. 도로는 경사가 너무 급해 브레이크를 수시로 잡지 않으면 미끄러지기 십상이다. 게다가 옆으로 자동차나 오토바이가 쌩 하고 지나가면 등에서 식은땀이 줄줄 났다. 어렵게 만해관에 도착했다. 만해관은 비교적 시설이 잘 돼있었다. 출입문에 경사면이 설치돼 들어가기 쉬웠고, 장애인용 화장실도 있었다.

명진관 - 상록원
명진관은 겉으로는 아름답지만 휠체어에는 쥐약이다. 건물 출입구에는 경사면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들어갈 수 없다. 건물 뒤편으로 돌아가는 수밖에 없다. 길이 너무 울퉁불퉁하고 경사가 급해 혼자만으로는 힘이 든다. 더욱이 엘리베이터도 없어 오직 1층에서만 움직일 수 있었다. 화장실은 아예 이용이 불가능했다. 남ㆍ여 화장실 모두 계단을 통해 갈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명진관에서 상록원으로 가는 길은 비교적 괜찮은 편이다. 상록원은 뒷문 출입구에 경사면이 있어 진입에 문제가 없지만 계단으로는 이층에 올라갈 수 없다. 화물용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한다. 상록원에도 장애인 화장실은 없다.

   
 
경로2. 학림관 - 신공학관

학림관 - 정보문화관
경로를 바꾸어 후문에서 팔정도까지 이동해보기로 했다. 우선 후문 진입 자체가 쉽지 않다. 계단으로 되어있기 때문이다. 휠체어를 손으로 들어 학림관으로 향했다. 학림관 내에서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이동에는 불편이 없었지만, 장애인 전용 화장실이 없었다. 그나마 있는 화장실에는 턱이 있어 이동도 자유롭지 못했다. 학림관을 나와 정보문화관으로 향했다.
정보문화관으로 가는 길에 있는 커피전문점은 높은 계단 때문에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아무렇게나 주차된 차들과 지나가는 사람들을 피해 열심히 휠체어를 굴렸다. 학생회관도 휠체어 출입이 전혀 불가능하다. 정보문화관 앞에 다다르자 숨이 가빠진다. 다행히 입구에는 경사면이 있다.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니 장애인 전용 화장실과 엘리베이터가 있다.

정보문화관 - 원흥관
다시 밖으로 나와 원흥관을 향해 힘차게 이동한다. 약간의 경사가 있지만 혼자 이동하는 데 크게 불편함은 없다. 원흥관 출입문 왼쪽에 있는 경사면을 이용해 건물에 진입한다. 원흥관도 장애인 전용 화장실과 엘리베이터가 있어 이동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다.

원흥관 - 중앙도서관
원흥관에서 중앙도서관으로 이동하고자 휠체어를 굴렸다. 문제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평소라면 원흥관과 중앙도서관에 연결된 계단을 통해 바로 이동할 수 있었겠지만 휠체어는 길을 잃고 말았다. 위ㆍ아래 모두 높은 계단만이 있을 뿐이다. 눈앞이 깜깜해졌다. 휠체어를 돌렸다. 만해광장을 거쳐 대학본관을 끼고 크게 돌아 도서관에 들어갈 수 있었다. 만해광장 앞은 경사가 굉장하다. 경사도 경사지만, 지나다니는 차와 오토바이는 한 순간도 긴장을 늦출 수 없게 한다. 잠시 만해광장에서 멈춰 숨을 고르고 있던 중, 지나가던 한 학생이 휠체어를 뒤에서 밀어주겠다고 했다. 너무 고마웠다.
중앙도서관에서는 근로 장학생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안내데스크에 엘리베이터를 이용하고 싶다고 하자 안쪽에 위치한 외부로 통하는 문을 열어준다. 문을 열고 나가자 주차장과 4층 열람실이 연결된 엘리베이터가 있고 중앙도서관 사물함이 나온다. 분명 엘리베이터 앞에는 ‘장애인 전용’이라는 표지가 붙어있지만 일반 학생이 이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중앙도서관 - 신공학관ㆍ남산학사
중앙도서관과 신공학관ㆍ남산학사가 연결된 길로 나오니 경사면이 새롭게 설치돼 휠체어를 타고 편하게 오갈 수 있다. 건물 복도도 다른 곳에 비해 넓어 이동하기 편리하다. 신공학관과 기숙사는 엘리베이터를 통해 이동할 수 있었다. 특히 엘리베이터 내부도 넓어 휠체어를 타도 다른사람들에게 큰 피해가 되지 않았다.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체계적 지원
장애학생지원센터(센터장=변민우·학생서비스팀장 겸직)는 장애학생을 위해 △특별 수강 신청 제도 △학습 기자재 대여 △도서관 이용 △각종 도우미 △장학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장애학생지원센터는 정기적으로 재학 중인 장애학생들에게 시설·강의 개선안에 대한 설문을 진행하고 있다. 도우미 지원 사업은 장애학생의 대학 내 이동 및 편의 제공을 돕기 위해 운영되고 있다.
특히 올해 장애학생이 입학하며 학내 편의 시설의 추가 개선이 이루어졌다. 지난 4월경 기숙사 출입구에 경사면을 설치했다. 또한 중앙도서관에서는 장애학생을 위해 전용 엘리베이터를 지원하고 있다.

장애인시설 … 지속적 노력 기울여야
휠체어를 통해 직접 학교 곳곳을 취재한 결과, 장애인 시설에 대한 배려의 흔적이 느껴졌지만 △정각원 △학술관 △문화관 △명진관 △과학관 △학생회관 △다향관은 건물 진입조차 불가능하거나, 층계이동이 불가능했다. 장애인전용 화장실도 존재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건물은 장애인시설 설치 및 보완이 가능해 보이지만 우리대학의 상징인 정각원의 경우 서울시 지방유형문화재 제20호로 지정돼 있어 사실상 장애인의 자유로운 진입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타대학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다양한 시스템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연세대학교는 ‘장애학생 전용 차량’을 도입해 캠퍼스내에서 이동하도록 하고 있다. 자매대학인 네덜란드 Fontys University of Applied Sciences는 장애학생 전용 엘리베이터에 일반인들의 탑승을 금지하고 있으며, 경비 근로자가 장애학생의 이동에 근본적인 책임을 맡고 있다. 산악지역에 위치한 우리대학 특성상 장애인의 이동은 제한될 수밖에 없으며, 시설물의 설치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때문에 장애인을 고려한 새로운 시스템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장애학생지원센터 탁상민 직원은 “장애학생의 편의를 위해 도우미 학생을 선발 시 친분을 우선적으로 하고 있다”며 “현재 기숙사에 입주한 한 학생은 3명의 학생이 도우미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명진관과 문화관에 대해서는 “학생 편의를 위해 학교 차원에서 강의동을 변경하거나 강의실을 1층으로 배정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앞으로도 장애학생들이 학교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김지연ㆍ김지연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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