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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4.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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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ㆍ수강신청 배려 … 대학생활 만족”휠체어 타고 캠퍼스 누비는 신입생 조용진(컴퓨터공학1) 군 인터뷰

우리대학의 부지 특성상 장애인이 캠퍼스를 이동하기란 쉽지 않은 문제다. 이에 본사에서는 조용진 군의 학교생활을 통해 장애인 시설 현황을 점검 해 보았다.

처음에는 혼자 떨어져 대학에 다니는 것이 불가능할 줄 알았다고 한다. 선천적으로 ‘골형성부전증’이라 뼈가 약하다. 조금만 충격이 가해져도 뼈가 부러질 수 있다. 20년 동안 휠체어에 의지했다. 대구에 살면서 부모님과 늘 함께 했다. 그런데 갑자기 서울에 혼자 뚝 떨어진다니.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많이 됐다.

“하고 싶은 건 다 해보고 살래요”

   
 

12학번 새내기로 우리대학에 입학한 조용진 군. 여느 새내기와 다를 바 없이, 아니 그 누구보다도 더 활기찬 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컴퓨터에 흥미가 있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신체적 제약이 있다 보니, 집에서 혼자 할 수 있는 창업을 생각했다고. 그래서 컴퓨터공학과에 들어왔다고 한다. 전공 수업으로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있는데 꽤 적성에 맞는단다. 수업 외에 공과대 소모임에도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조 군은 대체적으로 학교 시설에 만족한다고 했다. 우리대학 기숙사에는 장애인실이 남녀 각각 세 개씩 있는데 그 곳에서 살고 있다.

“1인 1실이라 혼자서 넓게 쓰고 있어요.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게 턱도 없고 경사로 되어 있죠. 지금은 주로 교양 수업을 들어서 다른 건물로 가지만, 공대이다 보니 앞으로 대부분의 수업이 신공학관에 있을 거예요. 기숙사에서 이동하기 편하죠. 특별히 불편한 건 없어요. 웬만한 데는 갈 수 있고, 못 가는 데는 안가면 되는 거고.”

조 군을 위해 중앙도서관 엘리베이터가 1층을 지나게 되었다. 1층 벽을 뚫어 조 군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로비로 올라간 다음 팔정도 쪽으로 나갈 수 있게끔 했다. 상록원에도 화물용이긴 하지만 엘리베이터가 있어 가끔 이용하곤 한다.

“또 학교에서 시간표 짤 때 배려해줬어요. 수강신청 전에 학사운영실에서 오셔서 엘리베이터가 없거나 이동하기 힘든 강의실을 피하도록 했어요. 컴퓨터로 수강신청을 하는 대신, 저에게 우선권을 주셔서 수기(手記)로 직접 시간표를 짜 주셨죠.”

동기 선후배 도움, 대학생활 문제없어
조 군의 곁에는 늘 함께 다니며 도와주는 성주한(컴공1)이라는 친구가 있다. “주한이는 입학해서 가장 먼저 친해진 친구에요. 말이 잘 통하고 취향도 대부분 비슷해요. 시간표나 들고 있는 소모임이 똑같아요. 마음이 맞는 친구 만나게 돼서 다행이죠.” 주한 군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제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 고마워요. 과 친구들이 되게 착해요. 두루 잘 지내고 있어요. 저를 처음 봤을 때 당황한 사람도 있었겠죠. 그런데 다들 거치적거린다고 생각하지 않고 스스럼없이 대해요. 제가 계단 올라갈 때 멀리서 보면 바로 뛰어와서 들고 올라가고.”

부모님없이 처음으로 여행도 갔다. 바로 새내기새로배움터. 다른 친구들에겐 별일 아닐 수 있지만 조 군에게는 큰 의미가 있었다. 이에 용기를 얻어서 그 후 여러 차례 MT를 떠났다. 지난주에는 동기들과 함께 가평에 갔다 왔다. “과대, 부과대, 저 셋이 주축이 되어 MT를 기획했어요. 못 간다는 애들도 제가 다 전화해서 가자고 했어요. 그렇게 서른 명이 모여 함께 좋은 추억 만들고 왔죠.” 단지 걷지 못할 뿐이지,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자랐다. 말하는 중간중간 주변 사람들에게 고마워하고, 그들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음이 느껴졌다. 그러한 태도가 그에게 사람이 많이 따르는 이유가 아닐까 싶었다.

선심성 장애인 지원 정책 안타까워
우리 사회는 장애인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 시혜적으로, 선심을 쓰듯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부여되는 기본권을 국가와 사회에서 보장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조 군은 또한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세상이 아무리 바뀌었다고 해도 아직까지는 자신이 장애를 가지고 있으면 세상으로 잘 안 나오려 하죠. 그런데 보통 부모님 돌아가실 때까지 그늘에 살다가 그 다음부턴 복지시설에서 살죠. 단순히 시설 미비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에 잘 나오지 않는 장애인들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봐요. 나가서 자신이 필요한 것을 얘기해야 해요. 가만히 있는데 뭐가 필요한지 어떻게 알겠어요? 적극적으로 주장해야 하는 거죠.”

사뭇 진지하게 사회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말하다가 인터뷰가 끝나자 다시 장난기어린 대학 새내기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치료는 끝났지만 척추가 아직 안좋아 계속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건강한 웃음과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조 군이라면 무슨 일이든 잘 해낼 것이란 믿음이 갔다.
굳센 팔뚝으로 힘차게 휠체어를 돌리며 가는 그를 햇살이 따사롭게 비추었다.
 

김유경 기자  audrey@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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